12기 시카고 평통 출범회의 유감
새 임기가 시작된 후 두 달의 준비기간을 거쳐 8월27일 12기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시카고지역협의회(이하 평통이라 약칭) 출범회의가 있었다는 것을 지인과 신문지상을 통하여 알았다. 평소에 고국의 민주적 평화통일운동과 평통에 참여하여 딴에는 열심히 일해 온 선임자로서 급변하는 고국정세에 편승하여 동포사회를 오도할 수도 있다는 의구심 때문에 제12기 평통운영을 관심을 갖고 보아왔다. 노무현정부의 통일정책은 국민적 합의하에 헌법을 개정하여야만 변경할 수 있는 자유민주의 방식(헌법 4조)에 따른 남북통일의 기본 틀을 버리고 북한의 민족공조 스로간을 따라 유일적 교조주의에 입각한 주체사상을 수용하는 결과를 자초하는 듯 보인다. 통일에 관한 최고자문기관인 민주평통은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차원으로 구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평통의 회두(會頭)격인 수석부의장을 급진좌파로 분류되어온 사람으로 경질하여 개혁한답시고 지방의회의원 등 당연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위원을 편파적으로 구성, 그 존립목적을 무시하였다. 특히 시카고평통은 그동안 통일운동에 참여해온 전직 평통위원이나 학자, 전분가들을 코드(성향, 연녕, 성별, 출신)에 맞지 않는다고 부적격판정, 제외시키고 극히 제한된 중도인사 몇 명만 양념으로 포함시킴으로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발언권을 제한하고 코드에 맟도록 영사관이 졸렬한 편짜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그 구성에서부터 잘못나간 평통이기에 지도부는 과거에 있었던 “해외평통 무용론”과 “코드편파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위원연찬 등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예“알아서 기는 총영사관과 맹종하는 평통”이 되기로 작정한 것 같다.
해외 평통의 역할이 무엇인가? (1)동포사회와 현지사회의 한국 통일에 대한 여론을 파악하고 (2)자유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위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며 (3)현실에 맞는 통일정책을 과감하게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것이다. 지금 시카고 평통이 이러한 직무를 수행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것인가? 이미 구설에 올랐던 임원구성의 편파성이나 출범회의에서 보여준 것은 “아니다”이다. 가장 중요한 의제가 “자문위원들의 통일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넓히고 북한현실을 직시”하기 위하여 고작 방북한다는 것이라니. 우리는 가지 않더라도 북한실정을 알만큼은 알고 있지 않은가? 배움이 목적이 아니라 11기 LA평통이 친북-동포연합의 인솔로 방북, “위대한 수령”운운 방명록사건을 위시하여 어릿광대 노릇한 것이 부러운 모양이다(?). 출범회의에 그동안 과거 평통에서 꺼려하던 동포전국연합 같은 친북 또는 진보단체 관련자들만 초청하고 소위 보수진영인사들을 제외했다니 이 또한 초정파적통일운동기관이며 헌법기관인 평통으로서는 할 수 없는 부당지사(不當之事)이다. 아무리 방북을 위한 비자에 동포전국연합의 추천이 필요해서라 하더라도 적어도 지난날의 예대로 고루 초청했어야 옳았다. 평통수석부의장이 “이념대립은 없다”고 말하니까 정말 이들도 눈귀가 멀어 주체이념이 투철한 북한도 동색(同色)으로 생각하나? 지금 북은 협상의 상대요, 자유민주주의와 주체사상이라는 양대 이념대립으로 남과 북이 분단 상태에 있는 것을 모르는 동포는 없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아니었으면 이미 통일되었다고 미국이 원수라며 맥아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강 교수는 망발한 것이고 우리는 미국이 아직 살기 좋은 곳이라 믿고 이 땅에 이주하였다. 망발을 일삼는다는 그 교수야 한국에 살기에 그도 그만이지만 만약 미국에 사는 우리가 그런 생각이라면 영국 불레어 수상이 요구한 “사랑하거나 아니면 떠나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황지역협의회장도 그렇고 12기 평통위원들도 이곳 친북세력과 같이 “민족공조”만 신봉하고 반 미하는 좌파에 동의하지는 않는 것으로 믿고 싶다. 일부 총영사관사람이야 밥줄이 달려있으니 쓸개를 빼 놀 수도 있고 복지부동할 수도 있으나 우리는 고국에 당당하게 건의하고 자유를 북녘동포에게도 전파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우리 동포들은 미국사회와 좋은 친구 되여 살아야 하고 고국이 북한식이 아닌 자유민주주의방법에 따라 평화적 통일이 이룩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