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주평통 지역협의회 광저우 세미나 자료(2013.3.25.)
I. 한반도통일과 중국의 평천하(平天下) 관(觀)
i) 태평양을 사이에 둔 동아시아와 태평양연안 및 도서 국가의 공동이익을 모색하는 이 지역 공동 국제기구로는 ASEAN(1967-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10개국), ASEAN+3(1997-APT=ASEAN10개국+한,중,일), APEC(1989-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21개국), EAS(2005-East Asia Summit 12개국) TPP(2006-Trans-Pacific Partnership/4개국 또는 TPSEP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그 리더국가가 어느 나라인가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지고 또한 어느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어느 나라가 참여를 권유받고 있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동아시아연합체의 필요성은 1993년 창설되어 현재 2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EU 성공사례에서 이를 찾아볼 수 있으며 역내 경제협력 특히 자유무역으로 브루나이,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등 4개국 간에 90%의 관세를 감면하였으며 2015년까지는 모든 무역장벽을 허문다는 TPP가 크게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ASEAN+3이 중국을 동아시아의 중심국으로 부상하게 만들지 모른다는 미국의 우려는 캐나다, 일, 한국, 호주, 인도를 있는 환대평양국가연합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새로운 발상을 현실화시키고 있는 듯하다. 최근 미국이 태평양으로 돌아오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리라는 중국도 전혀 예상 밖이긴 하지만 TPP가입을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해서 지금까지 득실을 저울질하며 침묵하던 한국도 이를 조속히 검토해야하는 입장에 처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미 미국과의 FTA가 발효하였고 지난 3월 한중일 3국간의 자유무역협정의 협상을 시작한 마당에 TPP가입이 어떤 이해가 있을지 세심히 가늠하고 장기적인 국익에 맡도록 조치하여야 할 것이다.
ii) 유럽연합에서 보듯이 여러 가지 동아시아의 경제공동체 구성아디아들은 결국 동아시아라는 지역 공동체(EA)냐 아니면 환태평양(Pacific rim)이라는 해양중심 지역공동체냐 하는 지역구분 논리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대륙공동체냐? 해양공동체냐? 하는 문제로 귀착될 것 같다. 먼저 EU는 유럽대륙의 단일시장, 단일통화를 실현하는 유럽경제공동체(1957 EEC=European Economic Community)의 구축을 시도하였고, 지역의 안전장치로 유럽원자력공동체(European Atomic Energy Community)를 거쳐 포괄적인 사회공동체인 유럽공동체(EC=European Communities)로 발전하였다. 이렇게 유럽의 경제발전에 통합적인 성과가 제고되면서 지역의 안보와 외교정책의 단일화를 통한 지역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유럽공동체(EC)는 드디어 1993년 유럽연합(EU)로 발전하여 그 당시 세계 최대 경제권역(圈域)인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자유무역(1989-NAFTA=미국, 카나다)권역을 위협하게 되고 EU 탄생 직후인 1994년 멕시코가 NAFTA에 참여하게 되었다. EU는 아직도 구 소련권의 동유럽 각국을 회원으로 하여 팽창중이며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EU가입을 놓고 러시아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어느 시기에는 서부 러시아까지도 EU의 바운더리가 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민족단위와 소지역단위의 국가이익개념에서 경쟁에 유리한 대 권역단위로 지구촌이 대분되고 각 회원국과 민족의 고유문화와 국가주의적인 규범이 아니라 자유, 정의, 안전, 평등, 행복의 추구 등 보편적 규범이 공동체 내지 국가연합의 법이 되고 공동체를 이끄는 관행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iii)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6일부터 12일까지 제21차 APEC 정상회의, 16차 ASEAN+3정상회의, 8차 동아시아정상회의(ESA) 등 교차적인 정상회담을 갖고 동아시아와 환태평양지역에서의 상호경제협력과 다자간의 안전과 평화에 대하여 광범위하고 적극적이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 같다. 미국, 중국의 주도권확보를 위한 암약과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러시아, 인도 등 주변국가간의 경제, 안보외교에도 노력할 것이며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이 환태평지역의 각국 이익에 이바지 한다는 것도 충분히 설명되어질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우리는 우리정부정책이 공동체지역경제발전과 행복증진이 된다는 것, 특히 한국의 평화통일이 각국에 어떤 이익이 되는지 설득하여 8천만의 행복한 통일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II. 글로벌시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제언
(공자의 대동(大同)과 고 조선의 홍익인간을 중심으로)
<동일본대학110주년 기념-제5회 국제학술 심포지엄-2013.6.23. 발표>
i) 서두에
동아시아(East Asia) 또는 극동(Far East)로 불리어지는 지역은 동경(東經) 90도 이동의 아시아 대륙과 그 연장선에 있는 도서들을 동북 3국과 동남아 10국으로 또는 동아시아 13국으로 불리어 왔으며 이 지역인구는 20세기 초에는 세계 인구 16억 중 1/4인 4억, 그로부터 100년 후인 지금은 그 1/3에 해당하는 70억 중 23억으로 지구촌 중 최대의 시장(市場)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오래 동안 서양 문명과 거리를 두고 교섭이 끊기어 인류공통의 천명(天命)사상이 서로 다른 길을 걸었으며 특히 지난 2000년간은 신본(神本)주의 사상이 지배 한 서양과 그 지배나 영향을 받은 근동(近東), 중동아시아지역은 극동(極東)으로 불리는 인본(人本)주의가 지배하던 우리지역과는 그 사상과 문명이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18세기 중반부터 영국에서 일기시작 한 산업혁명이후, 세계는 국부(國富)만을 위한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식민정책으로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았으며 홍익인간(弘益人間)과 대동(大同)을 이상으로 하는 동방의 여러 나라도 그 소용돌이 속에 들어가서 제왕(帝王)들이 꿈꾸던 왕도(王道)정치, 천하통일과 평천하의 이상이 문어지게 되었습니다.
서세(西勢)동점(東漸)이 본격화된 후로부터 250년이 지난 지금, 동아를 포함하는 세계는 아직도 대립과 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시장과 국경에서, 남지나해, 동해, DMZ에서 일촉즉발의 위기를 느끼면서도, 우리가 그리던 이상사회의 평화와 행복을 꿈꾸며 그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북한, 중국, 일본, 그리고 남한에서 새로운 지도자들이 동시에 나온 지금이 지난 100년간 불행했던 과거사를 뒤로하고 우리 가까운 이웃끼리 모여서 공통의 목표를 재발견하고 그것을 실천하여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사회(홍익인간),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대동의 이상을 실천하여 평천하(平天下)를 이루어야 할 좋은 때라 생각합니다. 이제는 소아를 버리고 대동(大同)으로 가야하는 시발점에서 중국정부가 지향 하는 소강(小康)은 공자가 바라던 이상사회로서 전통적으로 그 목표는 우리 동양 3국과 아세안 10국의 공통분모가 되기에 충분하며 ’동아시아 공동체‘형성에 희망을 줄 것으로 믿습니다.
ii) 평천하의 도를 말한 유학(儒學/儒家)의 연원
공자가 활동하던 서기 전(前) -6세기는 동아시아의 중원과 발해연안을 중심으로 철기문화가 융성하고 산업과 경제가 발달하였으나 정치적 사회적 불안은 점차 고조되는 춘주전국시대가 시작 된지 200년이 되는 쟁투의 시대였습니다. 이러한 천하의 혼란기에 처한 중원의 군주들에게 평천하(平天下)의 도(道)를 유세(遊說)하던 공부자가 집대성한 유학사상은 은(殷) 주(周)의 시대에 태동한 전문가 엘리트집단인 유가(儒家)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봉공(奉公)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의 길을 제시하면서 발달하였습니다. 즉 동아시아지역에서 인간의 역사가 시작 된 이후, 부족과 민족단위로 나라가 형성되면서 그 사회를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는 길을 모색하는 실천적 학문으로, 교육과 종교(큰 가르침)로 이루어진 역사철학인 유학은 드디어 군자(君子)지도(道)로 집대성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공자는 동아시아의 장구한 역사를 통섭하고, 고금에 일관하는 정치철학을 체계화하여 그 당시 복잡한 현실을 비교, 조명하고, 그것을 융합(融合)하여 평천하 하는 기법인 인문학으로 완성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공자는 선유(先儒), 선사(先士)들의 철학을 광범위하게 섭렵하고 고기(古記)와 역사를 두루 징험(徵驗)하여 유학을 완성하였기 때문에 그가 “술이부작(述而不作)”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자기가 “유학을 창시(創始=만든)한 것이 아니라 다만 옛것을 편술(編述)하였을 뿐”이라고 분명히 천명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공자를 유학의 조종이요 종사로 모시고 있습니다. 그것은 공자가 유학을 접하기 이전부터 수천 년 간 동북아시아 인류사회를 지배해온 우주와 인간, 그리고 사회와 인간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 어떻게 인간 간, 사회와 인간간의 평화를 유지하고 개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까를 궁구하는 학문인 유학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와 같이 구전과 기록으로 전승된 유학의 연원은 하늘의 의지인 천명(天命)과 사람이 이를 실천하는 길을 해석, 평가하고 기록하는 작업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전승(傳承), 역사적 기록과 징험에 따르면 먼저 인간이 따라야 하는 도(道), 그것을 실천하는 길이 옳고 그른 것은 천(天) 부(符)를 따르는 것으로 그것을 천부인(天符印)이라고 하였습니다. 고기(古記)를 인용한 일연의 삼국유사에 따르면 군장인 한웅(BC3898년)이 한인 천제(BC7197–3898)로부터 천부인 3개를 받아 이에 의지해서 미개(未開)한 세상을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천부인이 무엇인지 고기에는 그 기록이 없기 때문에 다만 천명을 징표(徵表)하는 부신(符信) 내지 부적(符籍)으로서 어떤 상서로운 표적(表迹)내지 부도(附圖)라고 보는 이들도 있고, 어떤 신성한 세 개의 상징물인 거울, 자(尺), 검(劍), 방울(鈴) 같은 것을 상정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통설은 한웅이 한인천제로부터 3개의 천부인을 받아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한 후 천 오백년 후인 단군조선시대에는 천부인이라는 용어대신에 천부경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으로 삼는 것이 보이는데 이것이 공자가 이야기하는 도의 뿌리이며 천명의 징표가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ii) 천부의 3재(才)와 대학의 3강령(綱領)
천부경(天符經)은 하늘(天), 땅(地), 사람(人)을 3주체(主體)로 하고 이들 간의 관계를 수리(數理)로 전개(展開)시키는 변화(用變)와 무변(無變)하는 본체(不動本)의 관계와 사람가운데 천지(天地)가 다 포함(人中天地一)되는 진리(道)를 81자(字)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자가 술이(述而)한 유학의 근본인 대학 3강령에는 도(道=眞理), 덕(德=社會的德性), 민(人倫=民在止於至善)이라고 하여, 천부경의 3재(才)와 대학의 3강령은 대단히 닮아 있습니다. 사실을 보면, 천부경의 시작과 대학의 완성은 시대적으로 근 3천년의 차이가 있으나 그 이론인 진리(眞理)의 체계나 그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 연원은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대, 사회, 문명의 변화가 계속되고 인지(人知)가 계속 축적되어 학문과 그 실천이 크게 발전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상호간, 그리고 인간과 주변과의 관계는 그 근본문제에 있어서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결과를 보게 됩니다. 즉 우리는 공자가 살던 시대의 우주와 인관관계가 오늘 날 보는 인간세계에서의 그 근본적 관계는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지금도 세계는 문화의 충돌이니, 이념적 갈등이니, 지역, 국가, 민족 간의 이익 충돌, 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사회에 만연해 가는 폭력의 증대로 불안해하고, 불행해져, 행복하지 못하고, 세계평화는 더 위태롭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는 공자가 주유(周遊)천하(天下)하면서 평천하의 도를 주창하던 것과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파괴, 인간의 불행과 국가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려는 유엔의 노력이 무엇이 얼마나 다른 것일까? 깊은 상념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iii) 동아시아가 평화가 곧 지구촌의 평화
통신, 교통수단의 발달은 세계를 지구촌으로 부르게 되고, 경쟁과 분업으로 이웃들은 서로 의지하며 살게 되었으며, 그래서 이웃의 행복 없이 나의 행복도 영위할 수 없는 그런 상호 의존적 관계로 이 지구촌이 변모하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동아시아는 세계인구의 1/3 이상이 사는 공동체가 되었으며 지구촌의 큰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중국과 대만, 남한과 북 조선, 일본, 러시아, 몽골이 있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시아, 싱가포르, 타이, 버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일본, 한국, 중국은 지리적, 전통적으로 가깝고, 혈통과 DNA, 그리고 역사적 뿌리가 가장 가까워서 문화와 풍속을 많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C200년 경(한나라)부터, 동아시아 근세사에서 중원의 패권주의(中華)주의와 왜의 침구(侵寇)으로 인하여 그 틈바구니에 있던 조선(삼한)은 이들의 침략전쟁을 방어해야하는 불행을 겪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나라의 조선(삼한과 부여)침공, 수 당나라의 고구려침공, 당나라의 백제와 고구려에 대한 정복전쟁, 요, 금, 원의 분(分)국(國)과 고려 침공, 청의 중원정복전쟁과 양대 호란, 왜의 임진-정유의 조선침공, 개화를 빙자한 일본의 조선 병합, 중공과 소련의 남한공산화를 위한 한국전쟁 등을 통하여 한민족에게 큰 고통과 아시아 평화에 큰 손실을 주었습니다. 최근에도 중국은 과거의 패권주의에 버금가는 동북공정과 공해상의 대륙(大陸)봉에서 영토적 야심을 보이고 있고 일본은 식민지강점기와 2차 세계대전 결과의 연장선인 독도문제로 지역 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은 남지나해에서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많은 이웃나라들과 영토적 분쟁이 잘 날이 없습니다. 민족적, 국가적 이기심이 팽배하게 대립되어 있는 이러한 상황은 대승적인 안목과 인류애에 기초한 평천하라는 공동의식이 없는 한 해결할 길이 없으며,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동아시아의 한 모퉁이에 이단아로 그 그 무력을 늘리고 있는 북조선의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도 간과할 수 없고,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개발로 인해서 점차 세계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동아시아 각 민족의 생존과 행복을 단번에 앗아갈 위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iv) 맺는 말
서기 전 6세기에 살다 간 공부자의 유학사상은 동아시아지역에서 인간의 역사가 시작 된 이후, 부족과 민족이 분열되고 집단이 형성되고 경쟁하면서 반목하게 되자 평화가 깨지게 되고, 각국은 생존과 행복을 모색하는 실천적 학문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변하는 시대적 현실에도 불구하고 공자가 오제 때의 선양(禪讓/大同/天下爲公)시대와 하, 은, 주 3대 때의 적자양위(小康/天下爲家)를 비교하면서 대동을 이상적인 평천하로 소강을 현실적인 평천하로 보고 한탄하였던 것은 오늘날에도 크게 틀리지 않고 쓰여 집니다.
공자는 춘추전국의 혼란기에 접어든 시대를 살면서도 동아시아제국의 국가지도이념인 ‘혈구(絜矩)지도’에 입각한 모두가 평화롭게 잘사는 ‘대동(大同)사회’의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그 당시 중원을 장악하려는 6국간의 투쟁과 연합은 중국만의 일이었지만, 오늘날에 동아시아에서 일고 있는 각국의 국가이기주의는 아시아 전체를 불안으로 몰고 갈 것이고,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이라는 대의(大義)도 해치고 천하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패권주의자들로 인해 천하가 평화를 잃었습니다. 이러한 혼란기에 평천하의 길을 제후들의 힘을 비러 달성하려고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주유천하(周遊天下)하며 일자리를 찾던 공자에게 있어 천하위공을 함께 할 지도자를 찾을 수 없어 실망하고 한때 부해지탄(浮海之嘆)을 하는 장면이 논어-공야(公冶)장에 나옵니다. 공자는 동아시아의 역사와 모든 학문인 육예(六藝)에 통달하였고 천하의 현군(賢君)과 패자(覇者)를 많이 만났으며 수많은 제자들로부터 공경을 받던 당대의 철학자이며 교육자였습니다. 술이 부작(述而不作)이라고 겸손해하면서 모든 학문과 사상을 융합(融合)하는 학자요 학생으로서 동시대와 후세 인류의 크나큰 지도자요 스승이 되었습니다.
필자의 대학시절 대학에서 법철학을 가르치던 이항령 교수께서는 세계를 서방, 중방, 동방사회로 나누고 서방은 (자유)‘민주주의’정치, 중방은 종교적, 이념적 ‘독재정치’, 동방은 공자사상으로 대표되는 ‘왕도(王道)정치’로 나누어 지역별로 특징을 삼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성균관대학교 유학의 태두시었던 고 유승국 교수님은 정치형태의 변화를 인류문명사적 측면에서 <전 근대적 동방사회>와 같은 ‘봉건(封建)군주제(君主制)’에서 <근대적 서구사회>와 같은 ‘민주(民主)공화제(共和制’로 진화하고 현대는 바야흐로 탈(脫) 근대화(近代化)시대로 ‘인류(人類)세계화(世界化)’를 이루는 사회로 전환(轉換)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 두 석학의 주장은 서로 다른 기준 즉 전자는 지역을 기준으로하고 후자는 시대를 기준으로 한 분류일 뿐 오늘의 실제 상황에서도 이론과 현실이 부합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현 중국이 중앙정부통제 계획경제체제를 접고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여 2020까지 온포(溫飽)와 소강을 이루겠다는 등소평에서 시진핑에 이르는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의 국정지표를 보고 안으로 온포(溫飽), 밖으로는 소강으로 분쟁이 없는 평천하를 이루자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중국은 일본이나 한국이 중국대륙의 십 3억 인구와 G2반열에 들어선 국부(國富)를 외면할 수 없듯이, 중국도 이웃들을 중히 여기지 않고, 솔직한 협력 없이는 소강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우리 동아시아 제국은 가장 쉬운 것부터, 즉 동아시아자유무역(FTA)부터 시작하여 오늘날 유럽연합 같이 동아시아 연합으로 ‘소강’과 ‘문화융성’을 동시에 이루면서 평천하에 다가서고 결국 홍익인간 하여 공자가 말한 대로 무두가 행복하고 잘사는 대동 사회를 하루 속히 이룩하길 원합니다.
2013. 3, 25. 감사합니다.
림관헌(林官憲)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유학 및 동양철학 초빙교수
Edward Kwanhun Rim(Chairman of Board of ‘Chicago East University. Asian Stu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