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제엔 핵 억제력으로(에드워드 림 칼럼 이 아침에 2009.10.13.)
박길언 북 외무 부상은 유엔총회 기조연설(09.09.28)에서 대화에는 대화로 제제에는 핵 억제력으로라는 기본입장을 천명하면서 미국이 10월초부터 본격적으로 이란, 북한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계획의 앞길을 험난해 보이게 만들었다. 이란이나 북한이 핵 주권을 내 세워 자국의 핵 계획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북한의 강한 요구로 북미양자회담을 미국이 받아들이겠다고 준비하는 마당에 회담의 성공을 암울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한바 있지만 핵보유국이라는 저들의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것과 그런 입장에서 대화에 임하겠다는 속내를 표명한 것으로 알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들의 입장이 현 한 미 양국정부가 이해하고 기대하는 것 같이 멀고 긴 대화를 통해서라도 한반도내에서의 비핵화가 성사되기를 바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리고 어떤 변화로 북한이 과거에 리비아가 취했듯이 핵을 포기하게 되길 바라지만 이번 열리기로 되어있는 양자회담을 통해서 이것이 성사되리라는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미국이 제제를 앞세우고 대화하겠다면” 대화는 하겠지만 “우리 역시 핵 억제력 강화를 앞세우고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핵보유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유엔헌장에 규정된 주권평등의 원칙”에 따라 적법이라 주장하는 것으로도 이를 짐작케 한다.미국무성동아태차관보 캠벨은 그 동안 대북협상을 통해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하지만 지난 15년간 북 핵협상에서 몇 번이나 속고 실패한 경험도 기억해야 하며, 북한은 지난날의 외교적 성공의 선례를 따라 어느 날엔가 미국도 어쩔 수 없는 핵 강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1994년에 그랬듯이 한미정부가 희망과 도움을 주지 않았었다면 그들은 동구권처럼 체제변화를 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고, 지금도 유엔 제제를 지속한다면 북한 스스로가 승복해올지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점점 때를 놓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위상이 전과 달라지고 주변국의 대미행태가 변화한 마당에, 또 북한의 외교가 성공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현실을 보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다시 속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그들은 선군정치를 하는데 한, 미국정부는 아직도 저들의 강온 양면정책을 이해 못하고 강경한 군부를 견제하는 세력이 다시 주도권을 행사 할 기회를 주자는 오판으로 선군의 발아래 허수아비 같이 놀아라나는 집단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하지만 13년간 끌려왔으면 충분하고 이제는 장난 같지 않은 저들의 핵 억제력도 억제력을 넘어 한미 양국안보를 위협하고 있음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유엔 헌장과 그 결의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 중국이 지난 주 조-중 최고위층회담을 통해서 거액의 개발 원조를 하기로 한 약속은 과거에 어렵게 도출한 6자 회담합의를 번번히 망쳐놓은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망을 썩은새기 끈으로 만든 전철을 되밟고 있다고 하겠다. 더군다나 이제 그동안 공화당정부가 유지해온 강한 미국의 이매이지도, 의지도 없고 동맹국까지도 잘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오바마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하리라 믿기도 어렵고 또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해도 마련된 대안 없어 다시 출구를 찾아나설 것이 안타갑기만 하다. 북한은 대화를 하자면서 어제 다시 5발의 단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불과 물로 위협하고 핵과 미사일로 공갈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긴 대화를 통해 어렵게 얻어낸 결과인 정부 간의 협약을 헌신짝같이 버리며 모든 것을 선군정치의 전략으로, 전술적의미로 정당화시키어 왔다. 이제는 김정일이 만들어낸 선군정치, 헌법까지 고치면서 고수하는 선군정치의 속내를 파악하고 그에 상응하는 강력하고 일관된 행동만이 한국을 지키고 한반도의 비핵, 평화적 통일의 길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