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게 기술(?)
2008.2.7. 한 문학 강좌에서 동화작가로 소개된 신정순씨가 “떡 쓰는 것이 기술이듯이 글쓰는 것도 기술(테크닉)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남의 글도 외우다보면 어느 순간 자기 스타일의 문장으로 되돌아온다.”고 했다는 문화전문 기자의 기사를 읽으면서 기사(記事)가 기사(技師)의 말로 읽힐 수도 있다는 불안까지 느끼었다. 인간사회를 관조-소화하고 우주(宇宙-공간)와 영원(永遠-시간)을 사색하며 창작되는 문학은 그것이 풍자나 재미 같은 장치가 그 속에 용해되더라도 그 흐름 속에는 “화려한 창조”가 주인일수 밖에 없다. -남의 글을 외우고 떡 쓸듯 기술을 익힌다고 그것이 문학의 진수가 되고 창작의 골수가 될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에 한글로 쓰는 문학의 변경지대인 시카고 문학사랑이 자칫 이런 잘못된 기준에 오도될까 두렵다. 본 인도 글을 쓴다고 자칭하는 한사람이지만 어느 필자가 남의 글을 인용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남의 생각이나 글을 외어 베끼거나 그것을 변형하여 자기 사상인 냥 쓴다. -면 그것은 작가의 양식을 가난하게 하고 원작가가 살아있다면 그로부터 표절이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근자에 문학창작의 불모지에 가깝던 시카고 동포사회에 갑자기 작가가 양산되고 있는 것은 환영받아야 마땅하나 독자들에겐 양화(良貨)와 악화를 동시에 받아든 것과 같아서 독이 될 소지도 없지 않음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여기에 한국문학의 변경인 시카고에서 뜸뜸히 열리는 문학 강좌나 문학세미나의 강사들은 문학일반론을 두루 할애(割愛)하여야 하고 만약 특정구릅의 문학성향에 일변도 할 때는 그런 정황을 참가자나 독자들에게 미리 알려주어야 “마른 솜과 같이 감수(感受)성이 높은 동포문학 지망생들의 기본형성”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그럼으로 시카고 문인회, 각종 동호회지도자들의 책임이 가볍지 않으며 성급한 회원 배가나 문인인구 증가에만 마음을 써서는 안 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위에 든 작가의 강의도 글쓰기의 정도(正道)나 통설(通說)을 먼저 말해주고 나서 이와 다른 강사-작가의 생각을 말해주었으면 더 유익한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문학의 창조는 기술로 인기(人氣)물로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좋은 기술이기보다 그 작가가 글쓰기에 사용한 의식 무의식적 스타일일 뿐이며, 그것은 남의 것을 읽고 외워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샘에서 넘쳐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자도 작가도 아닌 평범한 글을 쓰는 아마추어(글에 대한한 영원한 학생임으로)로서 작가의 강연이나 문화기자의 보도에 누를 끼칠 의도는 전혀 없거니와 다만 변방에 살기에 처음 전해들은 한 한국 아동문학가의 참담한 단정(斷定)에 놀라서 속내를 말한 것뿐이다. 개인적인 감정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시카고지역에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는 동포 문인이나 그 지망생들이 정설(定說)이 아닌 편협하고 한 지류에 불과한 한 작가의 문학관(觀)으로 오도(誤導)되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나온 충정임을 앵해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