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신앙의 개념 혼동
부처님 오신 날에 종교에 대한 명상
이렇게 살짝 봄날이 찾아왔습니다. 봄이 무루익어가면 부처님 오신 날도 이렇게 우리 앞에 와 계십니다. 어느 날이 부처님오시는 날이 아닌 날이 있는가요? 이 화창한 봄날이면 화엄경에서는 부처님세계의 장관이 이렇게 전개됩니다. 대방광불화엄경ㅡㅡㅡ나무화장세계해 <비로자나진법신> 현재설법노사나 석가모니제여래 ㅡ 진실로 과거 현재, 미래세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은 반야심경에서 말 하듯, <가장 위대하고(시대명주), 가장 수승(시무상주, 등등주)하다고는 했습니다. 옛날로부터 사람들은 고통 없는 세상, 행복한 세상을 그리며 어떤 과학, 어떤 이치가 그 길로 인도할까? 또는 그 길로 인도하겠다고 약속하는 많은 신앙, 종교 중, 진실로 믿겨지는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위대한 가르침(종교ㅡgreat teaching)도 많고, 구세주 신앙(religion)도 많습니다. 이미 수천 년 전부터 동서양의 문물이 교류되면서 이 단어가 서로 혼동, 본래의 의미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그 뜻을 따라 알아보면 이 두 단어는 전혀 서로 다른 개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환언하면, 동서양은 서로 교류한지는 오래되지만 서로 다른 정치, 교육, 종교, 전통이 그 떨어진 만큼이나 달라서 우주관(천), 사회관(지), 인생관(인)이 다르고, 우리가 일상으로 마주하는 천지인과의 관계정립에 대한 전통적 기르침(종교)이나 절대자(여호아, 알라), 괴력, 난신(亂神), 자연, 정령에 대한 믿음(신앙/ religion)의 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늘날 대표적인 세계적religion으로는 유태교, 기독교, 이슬람교, 아시아지역의 전통적 무속(saman), 중국의 무축(巫祝), 일본의 신또(神道), 유럽오지에 전해오는 각종 초 과학적 민속신앙 등이 존재하고, 또한 대표적인 종교(위대한 성인의 가르침/great teaching)으로는 현 중국의 국학이 되는, 공자(유교), 노자(도교), 불교(석가모니)와 한국의 대종교, 천도교 등 전통 종교(천부사상/경천애인 일관지도)와 티베트 고원, 수미산에서 발원(發源)하는 본교(本敎)등이 전해 오고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종교로는 파미르-수미산에서 출발하는 간빙기 현생인류인 크로마뇽인들 중 북동(north east)부족, 황인종(黃弓)족속들이 갖고 있던 종교인 천부사상(1만년 전의 경천사상)과 티베트 서부-현 네팔가까이 있는 수미산 (설산/카일라 산/Sumeru/강린포체봉)에서 발원했다고 믿는 본(本)교(뵌교/근본교/5-6천년 전)를 비롯, 힌두, 불교, 자이나교 등 수많은 종교와 전통 신앙이 있어, 지금도 많은 동서의 순례자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특히 수미산은 불교의 여러 경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성산(聖山)이며 본교(독일어 알파벳으로 뵌교로 발음)의 승려들은 티베트불교승려들과 똑 같은 옷차림으로 티베트2대종교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공부하고 믿는 바도 티베트 불교와 닮아서 라마교가 본교의 영향을 받은 불교인지, 뵌교가 불교의 한 계파인지 분간하기 힘든 형편이고, 석기모니부처님도 뵌교종주(宗主/창시자)의 환생이라는 믿음에 두 종교가 다 의문을 남기지 않는 것도 주목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석가모니 부처님의 그 수많은 전생이야기나 과거 7불(佛)같은 석가모니 부처님과 대등한 명호로 적힌 불경의 기록들은 이러한 현지의 분위기에 너무도 걸 맞는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지난해 스님을 포함한 일반 여행객들과 티베트 불교를 순례하면서 만난 승려들과 뵌교 승려들과 그리고 바로 그 전에 답사를 한 바이칼호반에서 본 몽고 승려, 러시아 리마승가대학의 승려, 샤만들의 기도모습 등에서, 그리고 그곳 샤만들의 성왕당에서 3색, 5색 천으로 나부끼는 깃발은 조금씩 다르지만 어딘가 하나로 흘러가는 전통이 한통 속 같고 천지인(天地人)의 관계와 뜻도 한통 속이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한편으로 금년 4월 대학원생들과의 중국 국학답사를 통해 시안(서안/중원)에서 맛난 1500년 전 실크로드를 타고, 용병(傭兵)으로 들어 온 이슬람 병사들이 자리 잡았던 청진사(淸眞寺/모슬림 절간)의 모습은 아마도 지금 투사 같은 모습과는 달리 그 당시에는 불교일파와 같아 조금도 마찰 없이 서로 잘 융통하였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하였습니다. 사실 서안(西安)이슬람 사원인 천진(天眞)사(寺)에 계시한 <6신(信), 5공(功)>은 단순, 명료한 <신앙>의 요체를 쉽게 이해케 했으며 반야심경의 <오온(五蘊)개공(皆空) 도(度)일체(一切)고액(苦厄)>은 불교의 가르침<종교>를 잘 대표하는 과학적, 철학적, 논리성을 잘 부각해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성불 하십시오.
2562년 5월 19일 지도법사 대지 림관헌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