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2012 여수세계박람회-1)(2012. 7.25. 림관헌 이 아침에 칼럼)
지금 아름다운 산천과 수려한 해안을 자랑하는 전라남도 여수에서는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인정하는 소위 “인증세계박람회(B.I.E. Recognized World Expo)”인 2012여수박람회가 “Living Ocean and Coast=사라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수족관, 국제관을 비롯하여 주제에 맞게 새로 건설된 각종 전시장과 기념물, 공연장 등 21세기의 첨단과학문명과 유구한 우리 역사와 전통이 숨 쉬고, 아름다운 다도해의 보물섬들이 늘어서있는 가운데 세계의 해양애호가들이 선망의 눈으로 주시하는 가운데 국내외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필자 내외는 지난해 여수와 목포를 중심으로 그 주위의 명승지와 흑산도, 거문도, 홍도 등 아름다운 섬들을 둘러보고 그 전해 여름에는 해남의 윤선도 유적지와 미황사, 대흥사 등 불교 성지를 두루 돌며 템플스테이를 한바 있어서 금년 여름에는 남해, 통영, 거제도코스를 훑어 볼 예정이었다. 그렇게 하면 그 이전에 둘러본 부산, 경주. 담양. 강릉, 고성 등 국토동부와 강화, 수원, 평택, 홍성, 서산, 부여, 계룡, 군산, 고창, 남원, 광주, 보성 등 우리 국토서해안 관광을 모두 슬쩍 들러보고 대강 마치는 것이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서울 친지들이 이 좋은 기회에 여수 엑스포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말이 안 된다고들 하고 이번 주목표지인 남해 금산이 있는 남해항은 새로 개설된 여객선으로 여수항에서 30분 거리인 지척에 있을 뿐 아니라 육지로 서울-진주-남해로 오는 버스 길 보다 더 편하고 빠르며 무엇보다 바닷길은 다도해를 더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서울역에서 여수엑스포역가지 직행하는 KTX급행열차를 선택했다. 참으로 쾌적하고 홀가분한 기차여행을 경험하면서 그 옛날 50여년 전 장항선 완행열차를 타고 하루길인 서울역까지 오던 지루하고 불편했던 여행과 시카고에서 서울 인천공항까지 13시간-자며, 쉬며 편안히 온 비행기여행을 생각하니 참으로 금석지감(今昔之感)이 감개가 무량할 수밖에.
1년 전 만해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내에 한참 공사가 진행되고 있던 숙박시설이나 전시장이 개최예정일에 완성될 수 있을까 염려를 한바 있었는데 여수 엑스포역에 내리니 벌써 싱싱한 활기가 여름 더위로 달아져가는 태양의 열기를 제압하는 듯, 들뜬 느낌이 왔다. 마중 나온 분들을 따라 여행 가방을 맞기고 관람자들 틈에 줄을 서서보니 듣던 것보다 줄이 짧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그것은 첫차로 도착해서 이제 막 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어린이들과 학생들은 천진난만(天眞爛漫)하게 보이는 것들과 하나가 되어 왁자지껄, 야단법석, 가로세로 어지럽게 난주(亂走)하고들 있었다. 안내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여러 곳을 둘러보았는데 가장 감명 깊게 본 것은 수족 영상관에서 3D영화 속의 돌고래 비루가(러시아 해안에 산다는 하얀색 귀여운 돌고래)가 나를 할아버지라 부르며 마치 직접 사람끼리 대화하는 모양으로 말을 걸어와서 필자에 대한 것이나 이번 여행, 그리고 엑스포 관람에 대한 것을 여러 가지로 묻고 웃기면서 해양보전의 필요성과 시급함을 자연스럽게 호소하는 듯, 실물 같은 영상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뜻밖에도 갑작스러운 소년 돌고래의 질문과 컴멘트를 듣고 즐기고 웃으면서 참으로 이것은 새롭고도 좋은 발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한 가지 인상에 남는 전시물은 예부터 세계 으뜸가는 해양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이 전시한 “채집 바닷물:이 들어있는 일부라는 수백 개의 유리관들을 이용, 아름다운 색체로 다양한 퍼펌밍을 보이고 있었는데 참으로 멋지게 장관을 보여주었다. 인간이 세상을 더럽히고 지구를 오염하며 스스로를 어려운 지경으로 밀어가고 있다는 환경주의자들의 아우성을 그대로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하더라도 우리가 어려서 물장구치며 뛰어 놀던 바닷가에 가보면 잡다하고 불상사난 풀래스틱 오물 들을 비롯한 수많은 쓰레기를 보면 참으로 인간들이 너무한다는 생각들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하다간 정말 이런 인간쓰레기가 바다에 사는 그 많은 생명-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크고 작은 생명들을 어찌 할고, 가슴아파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로 우리는 이번 박람회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오래 오래 지키기 위하여 세계가 협력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인간자신이 다른 생명들의 고통을 자기고통으로 아는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