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돌풍을 보고(2011.9.20. 림관헌 이아침에 칼럼)
건실(健實)하고 정직(正直)한 과학도요 교수인 안철수 씨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되자 5일 만에 인기가 치 솟아 아무도 추종을 불허하는 선거사상 유래가 없는 돌풍을 일으켜 여야를 놀라게 하였다. 그가 잽싸게 인기 순위 최하위의 박원순이라는 재야 시민운동가를 맞나 시장후보 불출마 선언을 하자 서울시민들은 얼떨떨하여 정신을 가다듬고 있으나 한마당 꿈같은 해프닝은 많은 뒷이야기와 이런 한국유권자 심리를 분석하고 반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본지(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서 전국 유권자 천명을 대상으로 구술 개방형 심층 전화설문조사를 하고 응답자 512명의 의견을 모은 결과는 흥미롭기는 하지만 국민들의 판단의 깊이와 모순을 보면서 한국정치의 미래를 퍽 안타깝게 만들어 우리들에게 큰 우려를 주고 이런 행동과 성향에 대하여 깊은 성찰을 촉구하게 된다.
왜 정치와 무관하고 직업적으로 정치와는 무관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인 안철수씨를 서울시장 적임자로 생각했으며 왜 그를 다음해에 있을 대통령후보자로 지지하는지에 대한 답변을 들어 보면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보여서가 23%이며, 젊고 참신해서가 20.1%, 신뢰할 수 있어가13.5%, 기성정치가 싫어서 11.7%,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10.2%, 능력이 있어서3.3%, 경제를 살릴 것 같아서 2%였으며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경험부족과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60%). 이에 비례해서 박근혜씨는 정치경험이 풍부하고(35.9%), 도덕성(16.7%) 신뢰와 안정성(7.7%), 소신과 추진력(6.8%), 가장 많이 알려져서(0.9) 등 경험과 신뢰 때문이라는 응답자가 68%에 이르러 경험과 검증이 안 된 안철수를 지지할 수 없다는 60%응답자와 비등하다. 반면에 박근혜 비토이유는 기성정치인이기 때문에(18.9), 보수적이기어서(18.2),국정능력을 믿을수 없어서(16.7)로 54.2%가 현 정치현실에 대한 부정적 이유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가 5일간의 안철수 돌풍의 이유라면, 그리고 본인의 계속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대선후보로 박근혜 씨와 비교하면서 다음대선에 대해 “안철수 신드름”으로 규정짓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리이고 한국정치현상을 너무 가볍게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
오늘날 자유민주의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눈앞의 현실정치에 대하여 너무 부정적인 감각으로 처리하는 것은 시민정서가 이기적이고 집단이기주의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장기간의 중동전쟁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자 기성정치인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국정에 경험이나 능력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찾아, 검증되지 않은 오바마대통령을 선택한 것이 바로 이런 현상을 의미하며 이는 매우 위험하고 두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안정된 국가이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만하면 족한 미국 같은 선진국이 아니라, 외부적으로 대북관계를 비롯한 안보위협에 대처해야하고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능동적 변화와 발전을 기해야 하는 한국은 지도자의 선택에 국가의 장래가 걸려 있기 때문에 더욱 국정에 대한 경험, 능력, 신뢰, 사상, 도덕성 등이 검증된 지도자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5일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양은솥에 콩 볶듯이” 정치지도자에 대한 검증도 없이 나라 안이 들뜬다는 것은 우리가 아직도 선진국 수준의 국민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 아니가?
서울시장도 중요한 자리지만 그것은 행정만 잘하면 별 탈이 없는 자리이다. 그러나 이번일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민주당이 이념적 투쟁을 벌린 사회정책(전 시민의 자제에 대한 복지-무상급식)에 대한 심판 론, 투표거부운동이라는 비민주의적 정치행위에 대한 심판이 걸려있는 시장선거인 만큼 시장보궐선거후보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했을 것이다. 다행히 안철수의 불출마로 시민들이 더욱 심사숙고하여 투표를 할 기화가 주어졌지만 이러한 잘못된 풍토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진다면 참으로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운데서 현명한 판단과 행동이 필요한 때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