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추석 무렵

긴 여름 덥다하여 짜증도 많더니 밤새에 어느 듯 가을이 차가 웁네 낙엽에 달린 찬이슬 서리될까 안쓰러워 수두 벼 찌어 말리고 드렁 콩 슬쩍 살 마 달 아래 송편 버물려 나란히 상 차리시던 울 엄마 손, 내 머리 쓰담 던 그 가을밤 귀 가장자리 흰 머리카락 바람에 날려 창호지 문창 비로 적시던 높새바람이듯 내 고향 그 비릿하던 샘가에 꽃 치마가 이제는 가고 푸다 어버이 친척도 없고 코 흘리게 망나니들 차질길 없다고 해도 보고프다 쉬고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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