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맺는 가을
푸른 하늘을 이고 누운 아름답게 펼쳐나간 들과 언덕에는 어느 듯 가을빛이 완연하다. 누러지기 시작한 콩밭과 옥수수 밭에서는 알맹이가 영그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쓰르라미 소리, 풀벌레소리, 지렁이노래소리에 잎들은 떠날 준비를 하는지 스산한 바람소리로 영가(詠歌)를 합창한다. 가을! 언덕에 왕자같이 버티고 선 오크추리에서는 토실한 상수리가 살을 찌우고 잡나무사이를 비집고 올라간 머루넝쿨에서는 주렁주렁 매달린 머루가 검 자주 빛으로 익어간다. 자잘하게 자란 보리수나무엔 빨간 뽀리시가 가지가...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