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옛날 우리조상들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많은 민족 중에 그들의 조상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민족 내지 씨족은 적지 않지만 그 이야기가 논리적이거나 과학적 합리성과 증험을 가져서 역사라고 할 만한 것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전해오는 대부분의 이야기, 그것들은 아주 옛날에, 땅과 하늘이 갈라질 때, 호랑이가 담배를 피울 때 등으로 시작하는 옛날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합리성이나 논리성을 찾는다거나 과학적 판단 같은 현대적 학문이 요구하는 역사이야기와는 거리가 너무 큽니다. 오늘날 과학은 지구의 나이가 40억년이 넘었다고 하고 인류 즉 우리인간과 유사한 동물 즉 서서 걸어 다니는 인류들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이 400만 년이 넘었다는 게 통설입니다. 1974년에 발견된 루시(Lucy)의 화석은 유인원이 아닌 인류로 불리기에 충분한 여인(오스트랄로피더쿠스-아파렌시스)으로 에티오피아의 들판을 걸어 다니며 420만전에 존재하던 다른 “오스트랄로피더쿠스-아니멘시스”를 이어서 나타난 최초의 인류 어머니로 자연과학-인류학자들이 붙여준 이름입니다. 그 후로 인류는 많은 진화를 거처 오늘 우리의 직접조상이 된 4만년 내지 5만 년 전에 이 지구상에 살기시작 한 <호모 사피엔스사피엔스>가 옛사람(구 인류)들을 1만년 내지2만년 동안 같이 지내면서, 경쟁을 했는지, 협력을 했는지 모르지만 1만 2천년전 마지막 빙하기가 오기 전에 이미 다 해치우고 지금까지 지구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구석기와 신석기를 사용하던 옛사람과 신석기와 토기를 사용하던 새사람(신인/新人)들의 문화를 연구하며 문화인류학이라는 분야의 학문을 발전시키고 우리도 조상들의 이야기를 잘 풀어보려고 애쓰고 있지만, 우리는 고작 최근 빙하기가 끝난 1만년의 간빙기를 살아온 우리 조상들의 옛이야기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직 우리 민족의 가장오랜 역사기록으로 알려진 신라 초기 박제상의 징심록이나 각종 고기 등에서 전해들은 역사이야기와 최근까지 발굴, 연구하고 있는 1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유물까지도 제대로 그 관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요하유역의 홍산 문화유적에서 발굴된 유물들과 유적의 실체를 연구하면서 중국정부가 그 발굴결과를 종합적으로 결론짓지 못하여 연구결과보고를 입수할 수 없거니와 그렇다하더라도 20세기말까지 이룬 서구중심의 연구성과로 체계화된 5천년 인류문화사를 동양에서 과학적 방법으로 1만년 전에 놀랄만한 문화사회를 형성한 사실을 알게되면서, 전해오는 우리 민족의 역사이야기가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문화인류학적으로 그 타임라인을 밝힐 수 있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인류조상들의 이야기 중 가장 각광을 받아온 유태인들에 의한 천지창조신화는 약 6천 년 전에 인간이 창조되었다는 것으로 다윈의 진화론에 의하여 과학적인 도전을 받고 있으며, 자연인류문화학적 논리로 부인되고 있어, 그것은 역사라기보다 그 민족의 조상들 이야기나 종교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민족이나 부족의 역사이야기도 이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만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 비논리-비과학적인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의 역사이야기는 그것이 유태인의 성경과 같이 후대에 문자로 쓰여 진 2차 사료라 하더라도 전자와는 달리 논리가 서있고, 1만년 전까지는 그 이야기들을 증거 하는 유적과 유물이 풍부하다는 점이 서양의 역사이야기와 크게 다릅니다. 더욱 우리 역사이야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지난 40년간 꾸준한 고고학적발견과 문화인류학의 발전으로 우리 것이 세계인류 역사상 최고(最古)-최고(最高)의 민족문화역사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유적지 발굴과 새로운 유물발견으로 머지않아 우리 현생인류 증, 위스칸신빙하기 생존자들이 새롭게 인류문화를 이룩하기 시작하는 1만 년 전의 역사도 증거하고, 위스칸신 빙하기의 영향을 덜 받았를 것으로 추정되는 남미 칠례에서 발견된 BC12,000-16,000년 전 현생인류유적지발굴로 과학적인류문화사의 실체를 밝힐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위스칸신 빙하기가 끝나고 우리 조상들이 수천 년간 연명해오던 굴에서 물이 빠지고 따뜻해진 세상을 내다보며 조심스레 나와 탐험하기 시작하고, 갑짜기 추워지긴 하였으나 새롭게 적응할만한 재해지구에서 살게된 신생인류의 후손들, 그들이 살아온 1만 년 전이면 짐작이가지 않는 까마득한 세월입니다. 그런 길고 긴 잊어버린 역사를 요하유역과 발해만 지역의 유물 유적의 발견으로 하나하나 그 감추어진 우리 동이민족의 역사를 세상에 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BC12,000년 전 까지 칠레의 Monte Verde에서 잘도 살던 우리 동아시아 계 인류의 유적, 유물과 그들의 문화사를 연결해 본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2016.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