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문제연구 LA 세미나
평화문제연구소의 평화통일세미나를 로스앤젤레스에서 처음열린 것은 1993년이었으며 그 때는 한국 동포들의 정서는 자유민주주의 이념 하에 승공(勝共)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통일담당 정부부서(통일부, 민주평통 등)에서 근무하던 통일전문가들과 학교, 연구소등에서 연구 교수하는 학자들로 출발한 평화문제연구소는 그 당시 정부가 완수하기 힘든 평화와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싱크탱크를 지향하는 사단법인으로 출발하였다. 1983년부터 통일문제를 “민족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안목에서 이는 남북당국자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해외동포라는 제3의 동포집단이 함께 참여하고 연구하며 합의점을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출발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연구소는 연변 조선족학자와 자치주의 조선인계 공직자, CIS(구소련 권)의 고려인 지도자들, 그리고 재일본, 재미동포 학자 전문가들을 초청, 범 동포적인 평화통일 세미나를 매년 개최하여 왔다. 이와 같은 학자, 전문가들의 인적교류와 각국에 다른 정치적, 문화적 환경 속에서도 한민족으로서의 친근감, 동질성을 토대로 한 교류관계, 통일염원의 확인 등을 통한 분단극복의 열망을 함께 나눈 것은 평화문제연구소만이 해낸 귀중한 업적이라 하겠다. 지금도 생생한 것은 1993년 LA에서 개최했던 민주평통이 후원하는 세미나에서 남한입국도 금지된 범민련 양 은식 박사의 발표에 대한 6.25참전용사-김봉건 재향군인지회장의 김일성 전범에 대한 격앙된 질문으로 술렁이던 회의장 풍경이다. 범민련은 친북단체로서 그 공동으장이 정부보조를 받던 평화문제연구소의 초청연사가 될 수 없는 것이 그 당시의 상식이었다. 필자는 평통위원이며 연구소 운영위원이였기 때문에 양 교수가 초청되었다는 사실이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때로부터 12년, 김영삼, 김 대중정권을 거치고 노무현정권의 친북한정책이 노골화된 지금, 정부맹종세력이며 진보세력으로 매도되는 LA 민주평통이 이 세미나를 공동유치 했다는 사실은 평화문제연구소가 싱크탱크라는 기본 틀이 인정된 것이라 자랑스럽기 까지 하다. 1993년 세미나에서 양 씨 측이 느끼었을지 모르는 소외와 무력감이 2005년에는 노병(老兵)-김 봉건 씨 측이 급변하는 사회적 정서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었을 것이다.
고국인 남한 정부는 반공통일-승공통일-민족통일, 친북 민족공조라는 점진적 “좌향(左向)앞으로 가“ 변화를 거쳐 왔지만 제3의 한민족 집단인 해외동포들의 입지는 더욱 자유롭고 시장경제 지향 쪽으로 토대가 굳어가고 있다. 물론 고국정부에 기대는 일부 친 정치성 동포들의 해바라기 근성도 있지만 대부분은 현실문제로 각박하게 들어난 북 핵문제에 관련한 우려가 우리 재미동포들관심사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가장 큰 해외동포집단은 물론 재중, 재미동포사회이며 특히 재미동포는 자유민주주의적 통일을 소망하고 있음으로 오늘날 6자회담의 답보상황과 북미간의 팽팽한 암투의 끝이 어디인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강박에 사로잡혀있다. 이런 시기에 “북한 핵문제와 한미동맹관계”라는 주제는 참석자 모두를 진지하고 숙연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두 문제는 지금 휴화산으로 돌아간 6자회담 합의도출가능성과 합의도출불능시의 한시(限時)적 불안이 미국생활에 직결되는 재미동포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남북 간에 6.15공동선언에만 큰 비중을 두고 그동안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합의 등 각종 협약 실천을 방기한 최근 당국자들 간의 묵계, 세계문명사회의 공통선인 핵 등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을 무시하는 각종 행태, 북한에 맹종하는 일방적 민족공조를 기초로 한 반미, 한미동맹관계의 파괴, 자유민주주의적 통일이라는 헌법규정의 무시, 범민련, 한총련 등 반 국가단체의 범법행위에 대한 조장내지 법집행유보, 민족의 가장 위축된 시기의 영토인 한반도기로 태극기 모독, 정부의 “중대제안 번복”과 6자 회담에서의 한국입장의 돌연한 변경으로 신뢰감 몰수, 북미 전쟁발발 시 북한 편을 드는(60%이상)여론을 조성, 재미동포를 포함하는 한민족이 과거의 모든 도움도 잊고 반미 하는 민족으로 비추게 하는 등, 오늘날 당국자들은 물론 많은 동족이 체제를 불문한 감정적 통일의식만 조장하는 행태는 유치하고 위험하다. 우리는 8월 29일 열리는 6자회담 결과를 주시하면서 이 세미나가 자유민주주의적 통일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길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