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사건

미국을 뒤흔들고 동포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조승희 사건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재미한국인-Korean American의 정체와 우리 삶의 본질과 지향해야하는 생활방식에 대한 많은 사량과 우리 자손들의 긍지어린 미래를 위해 선배로서 우리의 역할을 음미해야 했다. 우리민족사상의 근본은 충(忠)이요 충은 글자 그대로 중심을 지키는 일이며 이는 집권자에게는 왕도(王道)요 백성에게는 효로 집안을 나서면 충이요 들어와서는 효(孝)라는 상도(常道)이다. 이는 조상들이 한(桓)-단(檀)의 원(源)조선시대부터 선인(仙人), 화랑(花郞), 선비(배)에 이르는 민족의 엘리트들이 지켜온 생활의 도였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서양의 문물이 범람하면서 고국에서도 우리의 것은 점점 쇠잔(衰殘)하고 서양문물과 함께 묻어온 각종 폐풍이 우리정신까지도 휘졌고 미국에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어 이미 이런 폭력의 선례가 있었다. 그래도 자손이 사회에 도움을 주어 부모를 자랑되게 하는 것이 효의 출발이요 나라를 자랑스럽게 하는 것이 충의 시작이라는 우리의 풍조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지난4월16일, Virginia Tech에서 뭇 생명을 앗아간 범죄는 이런 관점에서 조승희가 부모에 저지른 무도를 넘는 불효요, 미국사회에 대한 불충임은 말할 것도 없다. 날벼락 같은 충격을 받은 한인동포사회에 대한 불충은 또 어떠한가? 멀리 혈통을 같이하였다는 것만으로 동질성을 느끼는 고국-한국사회에 대한 불충도 또한 크다 할 것이다. 이렇게 그의 방자하고 중심(中心)즉 충(忠)을 상실한 무도(無道)한 행동은 강한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같이 피의 상처와 파괴 된 잔해만을 남겼다. 이제 문어지는 슬픔과 절망만 안겨진 희생자와 가해자의 가족, 놀라움과 두려움에서 깨어나야 하는 친구들, 회복, 질서, 예방책을 세워야하는 학교, 정부 등 다시 가던 길을 가야하는 이들의 일상적 여정만 까마득하다.
사과성명에서 말했듯 “절망감과 무력감, 상실감을 느끼고” 못다 한 가족 사랑과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며 살 용기를 잃었을 가족에게 해줄 말을 찾아보았다. 세상엔 너무도 모를 인간사가 많다. 각자가 받아들이지 않는 한 아무도 아무개를 가르칠 수 없고 신(神)의 계획도 악을 피해가지 않으며 자식의 목을 매어 끌고 갈 부모를 사회는 용납하지 않는다. 타고난 성정(性情)과 8살 이후 미국에서의 사회, 환경, 가족, 주위의 인간상들로 그의 인간조건이 형성되었고, 가족들도 조 씨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 “분노와 의혹이 많이 있으며 많은 의문들”도 풀지 못하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하여 죄송하다”고 사과한다. 조씨는 자기이름을 물을 때 “?”라고 했다고 한다. 그것을 받아 정당하게 인식의 길을 터줄 사람도, 토론할 사람도, 그것을 깨쳐줄 종교도 가족들의 대화도 그에겐 없었고 그의 혼돈된 정서로 갈팡질팡하는 것을 벼려둔 가족의 한도 남았을 것 같다. 우리 모두 반성할 대목이며 그들은 할 말을 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의 슬픔과 절망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그들의 분노와 고통을 어떻게 삭혀줄까? 아직까지는 이번 참사가 개인 간의 원한이 아니라 가해자의 일방적분노가 저지른 사회적 폭력이라는 쪽으로 정의되고 민족정서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정신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동포사회나 고국이 이를 민족문제로 보려는 일부 발상을 경계하게 된다. 특히 이번사태가 마치 한국과 일본에서 문제되는 학교에서의 ‘왕따’문제의 다른 방향 즉 자살이 아니라 폭력으로 노출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미국거주자로서 주류사회와 동등하게 사회적 폭력에 노출되어있음을 확인하고 함께 폭력사태예방을 위한 조치, 희생자조문, 가족위로 등 주류사회의 치유운동에 동참하여야 하며 그 이상도 그 이하의 행동도 삼가야 할 것이다. 총기와 폭력, 테러와 정신질환자에 무방비인 미국사회를 어데서 부터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에 대하여 여러 가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학교 내 출입제한, 안전강화, 총기 등 무기소지 제한, 정신병력 자 관리강화, 사고경고 시스템개선‘ 학교 내 차별, 왕따 문제 등 수많은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 무기소지에 대해 높은 ’무기소지보험‘제도의 도입도 생각할 때이고 정신병과 위험인물격리시설확충도 고려할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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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Rim - 림 관헌, 한미 시민 연합 초대회장 역임, 공화당 The President Task Force 멤버, 시카고 중앙일보 객원 논설 위원, 대한민국 평화통일 자문위원 역임, 시카고 상록회 이사장 역임, 시카고 불타사 지도법사, 미 중서부 한미 장학회 회장 역임, 미 중서부 전통 예술인 협회 이사, 상임고문, 성균관 대학교 유학 및 동양철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