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통일 담론(2011.5.18. 림관헌)
공산주의가 몰락한 지금 순수한 의미의 이념논쟁이 살아진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것은 오늘우리가 보는 세계화시대에 살고 있고 보편적 진리를 운위하는 마당에 당연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법도하다. 원래 마르크스-레닌사상으로 이어지는 공산주의 이념은 아담 스미스의 자유와 시장이념에 대립하는 것으로 세계 2차 대전 이후 냉전기간을 통해 그 논쟁이 심화되었으나 70년간의 공산주의실험 후 그 종주국인 구소련이 붕괴하여 러시아로 재탄생하면서 논쟁의 종말을 고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일부 변화에 그친 중국이나 이념의 끝자락에 매달려 있는 쿠바와 북한, 그리고 새롭게 탄생한 변화된 사회주의 독재국가인 차베스의 베네주엘라가 이념을 내세운 정치를 하고 있으며 북한과 대립하여 통일을 논의해야 하는 한, 남한에서는 이념논쟁을 떠나고 싶어도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좌파정권으로 인정하는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의 지난 10년간은 누가 무어라 해도 극심한 이념 논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으며 노무현 자신이 극좌파 진보에 대항해서 “유연한 진보”를 내세워 이념논쟁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본다. 특히 진보를 표방한 노무현이 49%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것은 이념적인 진보파와 그들 노선과 이념에 헷갈린 국민들이 선택한 것이며 표가 갈린 보수 51%의 이념적 차이로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노무현정권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이 재정(권력순위 4위?)은 드디어 본인도 참석했던 “재외동포대표초청 평통 조찬간담회”석상에서까지 “지금은 이념이 없는 시대”라고 선언하기에 이르고 참석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던 것이다. 통일정책수행의 최고 집행자로서, 북한이라는 유일선군사상을 주체로 하는 이념국가를 상대로 통일논의를 해야 하는 남측의 중심으로서, 스스로 백기를 들고 항복하는 우수 운 꼴을 보였다. 남한은 좋거나 싫거나 간에 통일을 전쟁의 수단을 쓰지 않고 담론으로 승패를 견주어야 하고 그 이념의 우수성으로 상대방을 설득하여야 한다. 그리고 현 남북한의 실정은 남한의 체제와 이념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이며 누구도 북한을 저 지경으로 만든 공산주의 이념이나 수령유일주의 이념을 신봉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명한 사실 위에 담론을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재외동포사회에서도 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며 이념적으로 북한체제를 믿는 그런 통일론은 이를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아직도 재일동포들 중에 북한을 존중하고 좌파이념을 따라 모인 조총련에 속해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 세는 크게 감소추세에 있음을 통계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런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념적으로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세계주의라는 이념이 지켜지는 미국에 사는 우리동포 중에 아직도 북한의 이념적 독재주의, 국가경제체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념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북한의 이념에 전적으로 동조하고 북한의 유일적 수령에게 충성을 약속하는 단체(예; 재미동포연합)에 가입했거나 협조하는 동포가 적지 않고, 대한민국헌법이 정하는 자유주의, 민주주의, 세계 보편적 국가를 지향하는 남한의 정치제제나 이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중간에서 이념적으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모두 놀라게 된다. 어떤 이념, 어떤 사상을 따르는 것은 자유이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모국의 통일에 대하여 이념과 사상을 담론하고 통일된 국가의 미래를 논의함에 있어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현실에 맞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먼저 분단국가의 동포라는 것을 상기하고 지난 60년간 남북한 정부의 이념투쟁과 그 결과를 보고, 현실적인 남북현안을 가감 없이 살펴 보아야하고 우리민족 미래의 통일국가 택할 정치, 경제, 사회이념을 어느 쪽으로 정할 것인가를 먼저 알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이념의 문을 닫아건 북한을 설득할 방법은 없으나 멀리서 보는 눈으로 남한의 정당, 정치단체의 이념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고 어느 단체나 정당이 우리가 바라는, 우리 미래의 조국으로 그들의 통일역량을 기울일 것인가를 가늠하여 도와줄 단체를 결정하는 현명한 길을 택하여야 할 것이다. 비슷한 이름이나 출신지역, 인간관계 등에 따라 자기의 이념과 사상을 버리는 무모한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