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국선생님을 생각하며(2011.3.3.)
근조 유승국 박사님(2011.3.3. 림.에드워드 이 아침에)
2011. 2. 29. 오전 11시 5분 대한민국 학술원회원이시며, 필암(筆巖)서원(성균관 문묘배향=하서 김인후선생을 기리는 서원) 원장이신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유승국박사님께서 87세를 일기로 타계하시었습니다. 선생님은 평생을 한국유학연구에 몸 받히시고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모든 일을 공동으로 해결하여야 하는 세계화시대에, 개방되고 민주화된 이용, 후생, 정덕의 평천하(平天下/世界平和)를 위한 대동사회 건설의 밑바탕이 되는 유학이념의 전파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시었습니다. 특히 물질문명에만 눈을 돌리고 우리인류의 평화로운 삶(평천하), 모든 인간의 행복함(홍익이간)이라는 우리 전통사상을 등한시(等閑視)하는 국가관, 천지인 3재중 종교와 국가사회만을 챙기고 인간이 소외되는 기현상에서 인간성회복을 강조하셨습니다. 특히 중국지도부가 자본주의 경제정책을 수용하면서도 문화혁명으로 폄훼(貶毁)된 공자사상의 몰이해로, 양민(養民)만을 추구하고 교민(敎民)을 등한시하여 대동사회에 미칠 수 없음을 각성시키려는 노력은 중국지도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시고 그들의 정신적 교민의 중요성을 자각하게 하는데 성과를 올리었습니다.
지난해 10월 8일 하서 김인후선생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유 승국선생님의 주관아래, 한중일미국의 유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물질과 종교의 노예가 되어 인간의 본성-즉 자아를 상실한 현 사회상을 진단하시면서 종교 간의 대화를 교리의 논쟁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을 위한 역할에 관하여 대화해야 한다고 제시하셨습니다. 그리고 사회, 물질과 종교적 편파에 따른 차별, 불평등의 병든 사회를 보편, 평등의 대동사회로 가는 데는 공자의 “오도(吾道)일이관지(一以貫之)”사상 즉 “인간심성의 깊은 본질은 서로 같다”는 점에서 개방 공조하고 화해 협동하는 길을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의 기질, 풍속, 제도와 사회역사는 다르지만, 그 심성의 깊은 곳은 서로 같다는 공자의 말씀(性相近 習相遠)에 따르면 종교 간 대화가 가능하며 상호간의 문화적 충돌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거듭 주장하십니다.
공자는 오래되고 선생님의 가르침은 우리들 인간 특히 각기 다른 민족들과 종교들이 하나의 나라를 이룬 가운데 그런 여러 나라의 합중국(a nation of nations)인 미국에서 사는 우리가 터득하기에 어렵습니다. 그러나 습관이 다를 뿐 인간 본성은 가깝다는 데는 쉽게 동의를 할 수 있으며 실제 이웃에 사는 이민족사람에게서 느끼는 결론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하늘(天道)에 근본하는 천도교, 유교, 도교, 신(神)을 따르는 기독, 이스람, 유태교, 무속(巫俗), 불(佛)에 근본을 두는 불교, 선(禪)이 각기 자기종교가 가장 우수하다고 주장만 한다면 오늘날 세계도처에서 폭력과 증오의 싸움을 일삼는 신에 근본을 둔 종교 간의 사생결단하는 꼴을 딸아 갈 것이고. 반대로 살아온 풍속은 다르지만 오늘날 모든 나라와 인간들이 추구하는 (1)경제적 풍요 (2)정치적 사회적 민주화 (3) 사회복지라는 보편적 세계화를 추구하는 인간본성의 선을 따라간다면 많은 모순되는 투쟁들이 살아지고 정덕의 사회=대동사회를 보게 될 것이라고는 점을 지적하십니다.
유 승국선생님은 이런 대동사회를 꿈꾸시고 이런 사회의 근본정신이 천지인(일(一析三極) 3재의 조화로 “홍익인간”의 세계를, 道 德 民(人極/인심중의 태극)의 조화로 대동사회에 이르고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세계로 꼭 오게 될 미래사회라고 진단하신 듯 합니다. 저희들이 꿈꾸어야 하고 꼭 이룩해야할 나라에 대하여 우리의 철학을 하나하나 설명하시며 아둔한 우리를 일깨우려 노심초사(勞心焦思)하시고 몸을 돌보시지 않으시며 애 태우시던 스승님의 간절하신 사랑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스승님께 문안 올린 2011.1.19.은 곡기를 놓으신지 달포가 되어 근력이 쇠잔(衰殘)하시고 말씀하실 기운이 없으신걸 알고도 멀리 떠나와야 했기 때문에 이기동, 최일범교수와 함께 저와 이완수동문이 문안 올리러갔었습니다. 자손과 저희가 몸 둘 바 모르는 데 제자가 행여 잊을세라 또 강의를 내리셨습니다. 그 무겁고 아름다운 사은(師恩) 북 바치고 갚을 길 없나이다. 편안히 가소서.
미국에서 제자 림관헌 근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