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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우리 설날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이고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간밤에 비눈 내리더니 아침 출근길에 눈부시게 꽃으로 피었다 입춘대길 가슴에 써 두고 설빔도 속으로 챙겨두고 이민의 낫선 땅 잊혀가는 설 날 마음속에서 세배를 다닌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길 따라 무성한 언 덕 위 나목들
눈꽃에 휘어져 힘겨운 하얀 꽃
차가운 향기 즐기는 마음 설례인다
작은 새들 날아 올 듯
가슴이 뛰는데
몇 밤을 자고~ 깨면~
개구리 살얼음가장자리에 집짓고
올챙이 알 까고
수양버들 살찐 망울 터질 듯
우리 얼었던 희망도 솟으리…
긴긴 겨울밤을 소리도 없이
잠을 자던 계사년 구렁이 뱀들도
깨어날까?
춤을 출까?
잊어가는 이국의 낫선 설 아침
마음으로 세배를 떠난다
머나먼 어머니 나라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2013 설날을 맞으며
시카고에서
림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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