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과 선거

2006년 11월8일 미중간선거는 집권당인 공화당에게는 연방의회와 일리노이 주 지사와 주 선출직 공무원선거에서 전패한 24년만의 대참패를 기록한 어두운 선거 날이었다. 반면 민주당은 부패 스캔달과 재정적자 등 주정부관리에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다시 4년간 주정부를 관리하게 되고, 동시에 12년 만에 연방 상하양원을 장악함으로서 행정부를 견제하게 되어 축제의 한마당이 된 날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각급선거와 주민과 단체가 발의한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를 치루는 것이 시민 주권행사의 대표적인 내용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시민이 정치의 원천임을 웅변해 준다. 우리 같은 ‘이민에 의한 시민권자’는 시민권취득으로 선거권을 행사하고 이는 것은 주류사회의 일원이라는 영예스런 모습을 이웃에 알리고 다른 시민과 동등한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걸음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시민권 취득을 권장하고, 유권자등록을 독려하며, 각종선거참여를 홍보하여 소수민족이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게 된다. 선거참여는 시민 각 개인의 권리인 동시에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그 구성원으로서 반듯이 참여해야 하는 의무인 것이다. 그것은 국가경영에 힘을 합하는 커다란 의미의 참정권이자 의무이며 이는 또한 사회적 축제를 즐기는 사회생활인 것이다. 우리가 민주, 공화, 군소정당, 또는 무소속 중 누구를 지지하던 그것은 본인의 정치철학과 당면한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지만 열심히 응원하고 참여하는 생활의 일부라는 점에서 동일한 가치가 있으며 그것이 애국하는 것임으로 자랑스럽게 투표스티커를 부착한 가슴을 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한인들은 주류사회에서 중요시하는 이라크 전쟁이나 동성애, 스템셀 연구개발, 부패 등 도덕논쟁과 국민보험을 포함하는 의료보험제도, 등의 관심사 외에도 고국과 관련되는 북 핵문제를 포함하는 한반도문제, 이민자 문제, 인권문제, 이산가족문제, 사회보장혜택문제 등에도 유의하는 이른바 친한, 지한파 선출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한인 출신후보나, 한인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후보들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있었으며 한인들의 결집을 보이기 위한 많은 선거관계 활동이 두드러져 보였다. 우리가 선거를 홍보하고 지지자를 선전함에 있어 너무 편향적인 사고나 스트레오타입의 과장과 오도도 보이는데 이는 동포들의 판단을 흐리게 할 수도 있어서 앞으로 우리가 경계하여야 할 것 같다. 예를 들면 민주당은 무조건 친(親) 이민이라거나, 공화당은 한반도문제 특히 핵문제 해결에 강경하다거나, 민주당은 중소, 자영기업에 유리한 정책을 편다거나, 공화당은 부자들만의 세금감면을 추진한다거나, 또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사회보장제도가 좋아질 것이라는 등의 피상적 선전들이 그렇다. 공화당은 반이민인가? 그것은 아니다. 공화당의 수장인 부시대통령의 이민정책은 이른바 우리가 바라는 포괄적 이민법 안이 포함되어 있으며 극히 친 이민임을 알아야 한다. 다만 폐쇄적인 국가관을 가진 대부분의 하원(민주, 공화 포함)에 의하여 제지당하고 있음이 진실이다. 부시정부는 북 핵에 강경하고 민주당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양자회담을 한데서 6자회담보다 더 평화로운 타결이 되리라는 것도 기약할 수 없고 민주당의 케리 전 후보나 페리 보고서의 주인공이 북 폭을 주장하는 것만 으로도 반증된다. 친 기업, 세금감면, 사회보장제도 개선은 공화당의 ‘작은 정부’이론에 근거하는 것으로 ‘정부의 절약’과 ‘경제활동의 자유’를 내용으로 함으로 분배위주, 큰 정부, 규제강화의 민주당이 우리 한인 자영업자나 기업은 물론 열심히 일하는 한인들의 생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도 잘못된 판단이다.
출마자나 지지자들이 자기들을 잘 포장하는 것은 당연한 심리이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을 잘 판단하여야 하는 것, 어느 길이 국가, 사회, 우리 동포사회 그리고 각자의 처한 위치에 유리한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의무이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것, 일시적인 이익, 개인적 친소관계에 의한 투표가 자칫 애국하는 길이 아닐 수 있음으로 언제나 공익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거에 임하여야 하는 것은 우리가 살던 고국이나 미국이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About the Author
Edward Rim - 림 관헌, 한미 시민 연합 초대회장 역임, 공화당 The President Task Force 멤버, 시카고 중앙일보 객원 논설 위원, 대한민국 평화통일 자문위원 역임, 시카고 상록회 이사장 역임, 시카고 불타사 지도법사, 미 중서부 한미 장학회 회장 역임, 미 중서부 전통 예술인 협회 이사, 상임고문, 성균관 대학교 유학 및 동양철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