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스미스 집 커피와 런던타임

232주년 미국독립기념일인 2008년 7월 4일 아침 열시, 우리부부는 아담스미스연구소가 마련한 “Coffee at Adam Smith’s Home”에 초청 밭아 당시 그의 친구이며 명사였던 흄 경이 묻혀있는 높은 옛 성이 있는 묘지언덕을 올려다보며 한 5분 거리에 있는 스미스 집을 향했다. 우리는 걷기를 좋아해서 한 20분을 더 걸을 요량으로 10시 25분전에 원래의 해변 바위언덕이 있는 산 아래 헐리우드 거리에 있는 헐리우드호텔을 나섰다. 바다 가에서 출발한 3개의 동서대로중 제일 남쪽길인 호텔이 위치한 할리우두에서 북쪽으로 첫 번 길인 Royal Mile이 옛 Edinburgh의 가장 번화가이고 묘지가 있는 높은 언덕자락을 지나는 길까지 나가야 차나 마차를 타고 다시 동쪽 길로 들어와야 아담 스미스가 말년을 어머니와 함께 사촌 누이의 시중을 받으며 살던 4 Lochard Close에 있는 그의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도 “Panmure House”라는 이름과 함께 House for Sale이 붙어있는 이집은 잘 보관할 가치가 있어 보이는 규모와 아름다운 정원이 딸려있는 2층 집이었다. 그 당시 상류계급으로 그의 명성에 걸맞고 많은 명사손님들을 집에서 대접하기를 좋아한 스미스는 그 지역 한 귀족( Duke)가의 가정교사로서 파격적인 300파운드연봉과 그보다 많은 세관장의 봉급을 더해 살기에 충분한 재정을 확립했으니 부와 명성을 동시에 얻은 행운의 학자였다. 참으로 멋진(?) 직업의 콤비네이션은 무엇일까? 필자가 젊어서는 고대경영대학원 1회생들에게 “경영자론”을 가르치던 플라스틱파이프 공장을 경영하는 선생님이 참 그럴 듯한 2중 직업이라 생각하고 한번 시도해보리라는 꿈을 꾼 적이 있다. 그런데 물리학자 뉴턴은 조폐국장을 하고 신학과 철학을 하고 훗날 경제학의 시조요 조사로 불리는 스미스가 세속적으로 세관원인 아버지 길을 따라 세관장을 했다는 것은 직업의 아이러니한 콤비네이션으로 느낄 수도 있었다.
그가 말년에 많은 인사와 담론을 즐기던 그의 집은 바로 로얄마일에 있는 Canon Gate교회와 그의 무덤이 있는 동 교회묘지와 100메타 거리도 채 안 되는 뒷골목에 있어서 그가 마차를 타지 않았다면 교회나 번화가를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어 그의 주거경제 센스를 엿볼 수 있다. 10시 정각, 경제학교수를 지낸 피칵경(Sir Alan Peacock DSC.FBA.FRSE)을 그 집 앞에서 조우했는데 노 교수는 우리를 보고 여간 반가워하며 일본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필자는 시카고에서 왔는데 한국계 미국인이며 지금은 한국인들이 더욱 아담 스미스를 존중히 여기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가 대답을 망설이기에 한국은 지난 60년간 자유와 시장경제라는 아담 스미스의 철학을 실천하는데 거의 성공한 나라이며 그 반대편에 선 공산사회주의 북한의 선택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그 때야 노교수는 활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위대한 선생의 집을 이렇게 방치한 것은 자기의 잘못도 크다며 쓸쓸해하면서 그래도 어려운 아이들을 수용하던 이 건물을 다시 사들인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미소를 지었다. 노교수가 시계를 보면서 “아니 약속한 10시가 지났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다니 “London Time”이란다.” 아마도 스코트 랜드에서는 영국 사람들이 정시를 어기는 잘못을 꼬집어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지만 Korean Time이라고 자조하던 지난날이 생각났다. 그 교수님 같은 호스트가 아닌 게스트들은 아직 30분의 여유가 있어서 우리는 나중에 다시보자는 교수 곁을 떠나 길도 익힐 겸, 아파트건물 밑으로 난 골목을 나와 캐논게이트 교회 앞 로열마일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시간을 보냈다.
10시30분 정각, 잘 꾸며진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2층 홀에는 Heriot-Watt University, Edinburgh Business School의 초청을 받은 아담스미스연구소장을 비롯한 50여명의 손님들이 좌정하고 Director of Adam Smith Institute Dr. Eamonn Butler씨의 사회로 Heriot Watt University Prof. Gavin Kennedy의 스미스의 생애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강연 후 우리 모드는 아담 스미스가 즐겼다는 딸기 아침을 먹고 지나간 시간을 넘어 그 분과의 교분을 나누고 나서 남쪽으로 나가 옆에 있는 교회묘지에 가서 다시 아쉬운 마음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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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Rim - 림 관헌, 한미 시민 연합 초대회장 역임, 공화당 The President Task Force 멤버, 시카고 중앙일보 객원 논설 위원, 대한민국 평화통일 자문위원 역임, 시카고 상록회 이사장 역임, 시카고 불타사 지도법사, 미 중서부 한미 장학회 회장 역임, 미 중서부 전통 예술인 협회 이사, 상임고문, 성균관 대학교 유학 및 동양철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