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프로세스의 시작과 그 대미(大尾)(2013.7.8. 에드워드 림 이 아침에)

금년 봄, 북한의 맹렬하고 일방적인 폭언과 공세에 몰리어 개설 10년 만에 개성공단이 폐쇄 된지 99일이 되는 2013. 7. 10., 드디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관계자들이 다시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남북 실무회담에서 합의를 보았다는 소식이 남북한 당국에 의하여 확인되었다. 지난 6일과 7일에 걸쳐 남북 당국이 마라톤협상 끝에 우선 장마철을 맞아 정비 상황이 급한 설비들을 점검하여 큰 손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하자는 데 합의하고 재발방지 등 전진적 협상은 다시 재개하자는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제개발에 남한을 포함하는 외부 자본과 기업을 끌어들여 경제부흥을 하려면 “첫째도 둘째도 북한에 투자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투자자의 신뢰”가 쌓여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럼으로 지금까지 30여 년간 북한에 투자한 조총련계 합영 기업이나 금강산 개발과 같이 개별적으로 북한에 투자한 남한 기업들의 투자를 다 날려버렸거나 날리고 있는 실정에서는 누구도 다시는 투자할 가망이 없을 것이다. 마방직사업과 같은 개별 사업가의 투자를 날려버린 예는 물론이고 남북한 정부가 공들여 쌓아올린 금강산관광사업의 폐쇄 뒤에 북한당국이 중국의 관광회사를 끌어 들였지만 그 운영수입은 미미한 것이 되었고, 이번 개성공단 폐쇄 후에도 북한당국이 중국으로 하여금 노동자 활용에 대한 막후교섭도 했었다는 후문이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냉정하게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지구촌 시대의 경제체제를 언제까지 중앙정부계획경제체제하의 구 시대적사고로 끌고 가려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북한이 나진선봉이나 압록강 하구 “황금 평”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남북한은 1972년 이후, 때로는 지루하고 때로는 극적인 협상을 통해 기본합의서, 한반도 비핵화선언, 6.15공동선언,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단개발 등에 관한 각종합의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북한의 자의적인 결정이나 사고로 백지화된 것들은 어떤 합의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불행한 선례를 남기고 말았다. 이러한 Up & Down의 이유 등으로 박근혜정부에서는 남북관계를 정상적인 국제관계에서 보는 약속과 기대의 신뢰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인 방미, 방중외교를 통해 강대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신뢰프로세스가 결국은 북한의 전술적, 극단적, 벼랑 끝 줄다리기에 끌려가지 않는 정상적 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믿게 된다. 아마도 개성공단운영이 정상화되고 지난 3, 4월의 극단적인 폭언과 강경조치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이루어질 때쯤에는 어느 정도 신뢰프로세스가 잘 진행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다행인 것은 남북한 간의 대화와 평화적 협상이 미국과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되며, 결국 남북통일이 주변국에도 이익을 준다는 그런 상호이익관계를 이해하는 것 같은 환경이 조성되는 희망적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유럽연합 내에서 경제통합에 방해가 되는 무력대립을 상상하기 어렵듯이 동아시아와 그 주변의 경제협력이 지금 시작된 FTA의 수준을 넘어서 통합의 길로 간다면 남북한이나 중국의 양안(兩岸)에서도 충돌이나 분열은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의 평화의 근간이 듯이 동남 중국해안의 화평이 동남아의 화평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급하고 직선적인 필요에서가 아니라 완만하고 공동적인 대동(大同)사회(社會)로 가는 대 협력으로 점진적인 “동아시아연합”의 길을 모색할 때라고 생각해 본다. 그것은 한반도의 남북문제 뿐 만이 아니라 한반도 동, 남해에서의 한-일문제, 동 남 지나해서의 중-일, 중-동남아 각국 간의 관계에서도 신뢰프로세스가 강조될 수 있다고 보고, 그것에서부터 동아시아 연합의 글로벌 불럭이 형성될 수 있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동아시아 FTA에 북한과 대만이 포함되고 몽골과 시베리아가 함께한다면 얼마나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대 경제공동체가 될 수 있을까? EU보다 아메리카트레이드 존 보다 거대하고 안정적인 평천하(平天下)의 본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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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Rim - 림 관헌, 한미 시민 연합 초대회장 역임, 공화당 The President Task Force 멤버, 시카고 전중 앙일보 객원 논설 위원 시카고 한국일보 칼럼리스트 대한민국 국민훈장 모란장 수령 16기 대한만국평화통일자문위원회운영위원(본부) 전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동양철학) 대한민국 평화통일 자문위원 역임, 시카고 상록회 이사장 역임, 시카고 불타사 지도법사, 미 중서부 한미 장학회 회장 역임, 미 중서부 전통 예술인 협회 이사, 상임고문, 성균관 대학교 유학 및 동양철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