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격서(聲東擊西)
서쪽을 공격하려고 동쪽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은 예부터 병가(兵家)가 사용하는 얕은 수작이다. 고국의 노무현 정권이 출발하면서 추구한 것은 대북관계의 개선을 제1의로 하여왔음은 자신의 어록을 통해서 여러 번 확인 할 수 있다. 그 첫 번째가 “대북관계만 잘되면 다른 것은 깽판 쳐도 좋다”는 노무현정권의 신호였다. 즉 이는 북조선의 김정일 위원장님이여 우리는 당신들과만 잘되면 다른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문제는 깽판 치겠다는 선언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선언을 듣고도 무엇에 홀린 듯 노무현에게 투표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허탈해졌는지-멍청한 투표자들은 한때는 구호이던 “반공을 국시의 제1의로 하고”나 헌법에 명시한 “자유민주의방식 통일”에 대칭(對稱)되는 “친북선언”을 그냥 흘려버렸다. 현 정권의 이 제1의적 선언은 “깽판”이란 말이 부적절절하다거나,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이나 돈벼락맞았었다는 말이 경박하다거나 하는 쓸모없는 논쟁을 하다가 야당이 결국은 탄핵정국으로 끌려가 친북세력의 살판을 만들고, 지금은 노무현 두 번째 회심작인 연정(聯政)론에 다시 대한민국헌법이 망조가 들고 있음도 보지 못하고 있다. 노대통령은 그 자신이 말 했듯이 정치는 “권모술수”이기 때문에 그는 “권력투쟁”을 위해 어떤 암수(暗數)를 포함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머리 굴리는 것을 국민은 경험할 만큼 했다.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그의 첫 움직임이 꼬이고 꼬이는 듯 보였지만 결국 탄핵이라는 낚시 바늘에 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쑥밭으로 만들어 열린우리당(이하 열우당으로)이 절대다수를 얻었다. 이제 국민들이 그게 아닌데 하며 다시 열우당 의석이 줄고 지방선거에 패배하면서 떨어져가는 인기도로는 도저히 정권연장이 불가능해 보였나 보다. 그리고 아직은 김정일이 주장하는 대로 남북공조만으로 대북관계를 잘할 수도 없다는 판단이 선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짜낸 것이 자기와 열우당에 유리하도록 “헌법개정”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그렇다면 정정당당하게 헌법개정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법절차에 따라 국민의 심판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여론으로는 성공이 불능하다고 판단하여 이와는 무관한 대연정론, 대통령임기 단축 론, 권력이양 론. 지방-권역분할 망국론 등으로 국민과 정국을 혼란시키고 있다. 연정을 한다면 친여국회의원과반수가 되도록, 가장 가까운 동류(동류)인 민주노동당 만 끌어들여도 국정운영에 지장이 없을 것임으로 수적으로 비등한 적대당인 한나라당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다고 하지만 특정지역에서 95%이상의 지지를 받아낸 지역구도 수혜자인 그가 이를 자진포기하면 반은 성공하는 것이며 구태여 한나라당을 끌어들인다 해서 수천 년을 지녀온 지역정서가 말끔히 가시리라고는 그 자신도 믿지 않을 것이다. 임기 단축이나 한나라당에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 진정이라면 말만할게 아니라 대통령직을 사임하던지 열우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입당하면 간단하게 이루어질 일이다. 그러나 그가 “진정(眞正)성”을 믿어달라는 이런 선언이나 제안들은 일찍이 그가 피력한 정치관-즉 정치를 권모술수(權謀術數), 조삼모사(朝三暮四) 또는 권력투쟁(權力鬪爭)으로 보는 한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지금 시도하고 있는 것이 성동격서라는 권모술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즉 그가 그의 정치생명을 걸고 한다는 이 일련의 조치가 야당의 혼란과 분열, 그리고 탄핵정국에서 본 야당의 결정적인 실수를 유도하기 위한 요란한 빈말-빈 소리가 아닐까? 동쪽에서 요란을 떨어(聲東) 적에게 혼란을 주고 주의를 동쪽에 모운다음, 재집권이나 시간을 벌기 위해 서쪽을 치기 위한 헌법개정(擊西)을 하려는 것이 아닐까? 잔머리로는 정치가 권모술수일수 있지만 나라를 이끄는 큰 정치는 옛 성현들 말처럼 정(政)은 정(正)임으로 대통령이 말하는 것에 대하여 말의 “진정(眞正)성”을 강조할 필요도 없다. 민심은 천심이라 하지 않는가? 국민들이 늘 우민(愚民)이라는 생각, 권모술수가 늘 통하리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대통령 제안들의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한나라당에 입당하여 그의 말 뜻대로 한나라당에 권력을 이양하든가, 사임하여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에게 승계시켜야 한다. 그렇게 안할 양이면 그만 떠버리고 헌법을 개정하던 준수하든 국리민복을 위해 남은 임기를 멸사봉공(滅私奉公)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