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창가3 (2010.12.20. 림관헌)
말씀의 잔치
2010.12.20. 부시 미국 전 대통령 북 싸인 회가 그를 종교적으로 성장케 했다는 그래함목사 기념도서관에서 열리었다. 점심을 같이했다는 그 목사님은 부시가 틴에이저 때부터 잘 아는 사이로 많은 역대 대통령과도 맞난 미국의 정신적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이제 그는 그 옛날의 카리스마 넘치는 부흥사도 아니고 입에서 나오는 모든 언어가 기독교인들의 가슴을 울렁이게 하던 웅변가도 아닌 평범하고 자상하게 보이는 한 노인으로 보였다. 그는 앞으로의 삶에 대하여 “덜 말하고 더 명상(meditation)하겠다”고 하였는데 성경말씀이라도 성령의 힘이 아니고는 그런 엄청난 말씀의 잔치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판을 받아온 희대의 부흥사가 한 고백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아서 그것을 듣는 필자를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였다.
기독교에서는 말씀의 잔치라는 말을 서슴없이 사용하지만 동양의 선지자들은 하나같이 말씀이나 말을 그렇게 중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기록들을 대하게 된다. 예수님보다 한 5백년 전에 탄생했던 석가, 노자, 공자는 말보다는 그 말이 설명하려는 진리가 무엇인가를 명상하고 그 진리와 대면하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았나 생각된다. 말은 혀로 하고 말씀은 성령을 통해 들리지만 듣는 사람은 사람마다 그 사람의 근기(뿌리의 용량)에 따라 같은 말씀도 달리 들릴 수 있고, 조금 또는 크게 달리 해석하는 경우도 본다. 아마 그래서 그래함 목사께서 어제 이제는 “덜 말하고 더 명상하겠다.”하고, 십 여 년 전 타계한 한국불교의 거성 성철스님이 “젊은이들에게 설법한다고 말을 많이 해서 그들이 잘못 알아들은 것도 있을 것이니 그 속인 죄를 어찌할까!.” 한탄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