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지키기
애국(patriot)이냐 매국(traitor)이냐 하는 것은 아주 극단적이지만 그것은 한 인간행위가 밖으로 나타났을 때 이에 대한 판단이다. 하나의 행위에 대한 판단도 어렵지만 그 행위를 낳은 한 인간에 대한 판단은 더욱 어렵다. 그래서 기독교에서도 불교에서도 선악을 마음대로 판단하지 말라는 경구(警句)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조국에서는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양분하여 친구가 아니면 적이고 애국자가 아니면 매국노가 된다. 그러나 나라안 밖의 일이 그렇게 간단하고 명료한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갈팡질팡하고 어제 옳은 것으로 생각하던 것이 오늘 보니 후회할 일이 되는 것을 본다. 19세기 말 정한(征韓)논은 일본인으로 보아서는 애국이요 이를 반대하고 자살한 일본지식인은 반일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의 부귀영화를 위하여 죽은 것이 아니라 일본의 장래와 세계평화를 위한 훌륭한 애국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개화(開化)논자들은 조국을 식민지화하려는 일본에 놀아날지도 모르는 일을 저질렀음으로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었다. 을사오적같이 끝내 개인의 영달을 위해 나라와 임금을 팔아먹은 자들이야 매국노임이 분명하나 살아남기 위하여 몸을 굽힌 백성이나 잘못 판단한 사람들까지 비난할 수 있겠는가? 우리 해양 영토를 지킨 이승만 라인을 접은 정권이나 독도를 한일공동어로지역에 포함시키어 독도의 영유권에 회색 칠을 한 김대중 정부의 잘못을 들어 그들을 독도를 팔아버린 매국노라고 비난 할 것인가? 일본과 남한이 다 중요한 우방이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강의에 동조, 한국 손을 들어주지 못한다는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못마땅해 할 것인가? 아니다. 흥분하여 스스로 일본이 바라는 분쟁지역으로 자리 매김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지나간 역사를 탓하기보다는 울릉도와 독도를 포함한 한국영토를 중심으로 국제법적으로 인정되는 전관 수역을 선포하고 독도주민이나 이주를 원하는 이들에게 주거지소유권 또는 어로권을 주어 영토의 실효를 유지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