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시(2)

시카고동포

캄캄했던 바다 아스라이 건너
산과 들
망망한 푸른 하늘 지나
바다 같은 허공의 미시간 호변에 발 멈추니
우리의 이민 시작되었네.
어 어 어어 우리 동포들 함께 가자
여기는 시카고, 시카고 미국의 땅
고향삼아 살아보세 상사디아

거칠고 낫 설어 얼마나 울었든가
밤과 낯
어머니! 고향산천 그리워, 그리워
미시간 물결에 지우며, 지우며 울었나니
우리는 이렇게 살아 왔네.
어 어 어어 우리 동포들 함께 가자
여기는 시카고, 시카고 미국의 땅
고향삼이 살아보세 상사디아

정월 대보름엔 원주민과 윷놀이
사물놀이
팔월추석엔 널뛰고 파우-와우 춤을 추니
고향 같은 타향! 타양 같은 고향이라
이제는 지구촌 하나로 사는데
어 어 어어 우리 동포들 함께 가자
여기는 시카고, 시카고 미국의 땅
고향삼아 살아보세 상사디아

사는 줄 잊고 살다보니 이곳도 고향
우리나라
우리 것 알리며 저 사람들 가슴에 안고
이 땅의 우리문화 우리인생 즐기며 살세
너와 내가 하나 되면 세계인인 걸
어 어 어어 우리 동포들 함께 가자
여기는 시카고, 시카고 미국의 땅
고향삼아 살아보세 상사디아

2007. 9. 22.

10월의 좋은 아침

상강이 지났어도
찬 이슬방울 매달린 억새 잎은
하얘지지 않았는데
들 단풍나무는 홀랑 벗어버렸다

노- 오란 잣나무 솔가루
갈퀴로 긁어
눈물범벅으로 호호 불어대던
늙은 어머니
아궁이 연기
솔가루
한 아름 던져주었으면

나무사이로 솟아오르던 아침 햇살
정지 부동
침묵하는 햇살
나이든 잣나무 숲
빛 좋은 나무 골라 팔 벌려
땅속 깊이
숨겨둔 지기 마시는
인디안 추장이 되어
태양을 향해
실눈-감아
바늘구멍만치만 열고
천기를 만끽하면
억만개의 찬란한 빛
햇-살로 삼원색 줄로 밀려와

아-
가슴 텅 비어
민들레 씨앗
희고 빈 구형같이
진실로 채우고
꾸루룩 때지어 날라 오르는
거위 떼 소리
창공을 채우다
나가 없는
시공
우루루 늘어선 단풍 위로
당신과 나
그림자 하나

2007.10.20. 모레인 힐 yellow rout

노래-추석 밝은 달아

-전렴-
와 와
다시 오네 그리운 추석

한가위 보름달 둥글게 두둥실
도라지 꽃,
이슬 먹어 파라졌는데
서쪽하늘 질러가는 달에 마음 실코
어디쯤 송편 빚는 누이의 손끝
보일 듯 보일 듯해 눈 비 비 네

-후렴-
와 와
저 달이 저도 다시 오리

-전렴-

가을바람 흰 머리카락 휘졌고
무심한 달빛
연못물위 춤을 추는가?
고향 만 리길이 저 하늘 끝에서
둥근달 보름달 그림자 두고
타향사리 날 보려 이리로 오 네
-후렴-

-전렴-

귀거래사 흐릿흐릿 가물거리고
남색조끼
분홍저고리 곱던 추석 밤
마음바래고 빛도 바랬건마는
눈감으면 찾아가는 내 고향이랴
물 가득 달빛가득 앞 연못이랴
-후렴-

2007. 9. 25. 추석에 노래로 부르다

About the Author
Edward Rim - 림 관헌, 한미 시민 연합 초대회장 역임, 공화당 The President Task Force 멤버, 시카고 중앙일보 객원 논설 위원, 대한민국 평화통일 자문위원 역임, 시카고 상록회 이사장 역임, 시카고 불타사 지도법사, 미 중서부 한미 장학회 회장 역임, 미 중서부 전통 예술인 협회 이사, 상임고문, 성균관 대학교 유학 및 동양철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