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시(1)

달아달아

아^^^달아
달아 ^^ 달아 ^^
밝은 달아
가깝고도 먼 달아

눈감으면
임 보이고
눈을 뜨면 밝은 달이
휘영청 비추어
내 마음 파도위에
/
은빛 들판을
달리는 솔바람
혈관을 따라 달리고
연못가에 떠도는
거위들 노래 수며

눈감으면
임이 뺨 스치고
눔을 떠 바라보니
그림자 없는 달
물속에 빠져
/
횐 회색 빛
누리 채워 가득
달빛 바래다주고
숨은 별들 깨워
이슬로 내려

눈감으면
어린 동무들 나와
귓전에 소근 대고
태평양 너머에서
농울(작은 파도) 소리가
/
무색 비단이
미끄러져 나간
넓은 뜰 자락을
돌아 손 흔들어
꿈을 깨우다

아^^^달아
달아^^달아^^
밝은 달아
멀고도 가까운 달아

2007. 추석 무렵
림, 관헌

노래-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안을 수 없는 그림자
쌓고 또 쌓고 백번을 쌓아 올려도
한 장으로만 남아있는 얇은 그림자
그리움이 쌓여 더 큰 무게로 와선
밀어내도 끄떡없이 버티긴 하지만
사랑은 안을 수 없는 얇은 그림자

사랑은, 사랑은 씻어낼 수 없는 그림자
털고 또 털고 백번을 벗겨 내어도
그 자리를 예대로 채워놓는 그림자
애간장이 다 타버리고 재가 되어서
불어서 날리고 또 불어날려 버려도
사랑은 씻어 버릴 수 없는 단색그림자

사랑은, 사랑은 띠어낼 수 없는 그림자
도망치고 또 백번을 더 도망쳐도
내 심장이 되어 따라오는 그림자
모질게 뿌리치면 어느새 안기고
버리고 밀치며 던지고 달아나도
사랑은 뗄 수 없는 진득이 그림자

2007.10.30.

어! 부처님 오시네.
시-1막3장

다섯 사람이 안자 이야기 중이다
남루하여 살이 보일 듯 위태로워도
관중석이 텅 비어있어 상관없다

오늘아침 탁발로 위벽에 풀칠을 했으니
고해를 또 만들고 일과를 시작해 볼까나
아! 이 인생항로는 왜 이리 쓰고 거칠까

6년을 헤매고 온갖 법을 들었건만
고해에 붙어 다닐 그 원인도 못 찾았으니
쓰디쓴 바다 건너 편안한 언덕에 언제쉬리

섣달 여드레 달이 진 새벽 샛별은 밝아
석가모니 옥호광명이 우주에 찬란 터니
적멸의 환희 속에 머무시던 한 부처님

공적의 대원경에 바람결 일으키시며
버리고 떠나간 다섯 단월 찾아나시네
고해에 떠도는 교진여 랑 같이 즐기려

저기 오는 저 도인 타락한 석가 아니가
아는 채 말자 못 본 척 곁눈질로 외면하다
누가먼저 일어나 반겼나 따질 짬 없어

야단법석 차려놓고 말없이 앉았는데
부처님 옥호 광 제자들 환희 작작
현상 원인과 결과 적멸이 다 헛것인 걸

고집멸도 사체가 중도 상에 한 빛이라
부처님 입술은 붉고 머리는 곱슬곱슬
5비구 춤을 추고 우리도 덩실 덩실

어! 부처님 오시다

불기2551년
돼지해 단기 4340년
부처님오신날 아침
림 대지 합장 삼배

대보름날

1)
세상에 가장 큰 달은 정월하고도 대 보름 달
땅도 하얗고 길도 하얗고 두 손 모아 비는 여인
화톳불 펴 제사하는 단굴 네의 하얀 옷소매

^후렴^
비나이다^비나이다 우리 삼신께 비나이다
금년한해 이 백성 홍복 채워 형통하고
이 동리 어른 아이 모두 모두 수복강령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달님에게 비나이다
시집가고 장가가고 아들딸 많이 낳고
우리 동리 집집마다 웃음꽃 피사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산 들 물 하늘 길이며
모든 거리 세거리 네거리 신령께 비나이다
우리 대주 딸린 가솔 운수대통 비나이다

2)
동구 밖 세거리에 정갈하게 추린 집단 깔고
수두 쌀 흰무리 무나물 달이 내린 소복한 합장
하나가 하늘땅이신 삼신할미께 빌더니

^후렴^

3)
세월도 흐르고 사는 터전도 감감히 바뀌어
이웃은 이미 보름달을 볼 줄도 모르는데
가슴 저 안쪽에서 타 오르는 지불놀이여

^후렴^

2007. 3. 3. 정월 대보름 날(개기월식이 있던밤
원주민 인디안 축제에 다녀오면서)

아메리카 원주민과 파우 와우 추며

몇 말리를 몇 날 몇 년을 걷고 넘어 산
조상들의 땅-아메리카 그들의 피와 골
몰리고 밀리며 짓 발피기 또 백년인가

가냘픈 신음, 피리 끝에서 떨리어 울고
남들이 불러주는 이름 아메리칸-인디언
머슴으로 살며 주인 섬기기 몇 해인가

늦 막에 온 육친 보듯 우리보고 통한 듯
끌리는 정만으로 한 한 피 어이 말할까
찾고 더듬어 맛 나는 곳 그 어디 뫼인가

세거리에서 하얀 달빛아래 화토 불 피고
거리제 모시고 소복한 우리들 손잡고
둥글게 횃불 밝히고 춤추며 이 밤새울까

궁타꿍 궁따꿍 풍장치고 새납 불며는

2007.3. 3. 정월 대보름에 림, 에드워드

림관헌

찬란하게 빛남이여
수정인가
크리스탈의 차가움
현란하게 빛이되 눈부시다
검게 젖은 가지마다
꽃이 되어
원더랜드의 꽃이
흰 구술 꽃
황홀하게 꿈을 피다

따뜻하게 보이는
꽃이 필
그런 계절 같은 오후
흰 눈 덮인 언덕에
쪼란히 키 재며 선
물기 내리는 잔 나무
아 아름다운 꽃이여
정교한 조각품이여

건들바람

앞창 뒤창 열어놓고
그대
불러 놓고 싶은 날
뒤로 들어 앞으로 나가는
바람 발이 귓전에서 서성이다
떠나버리고
다시 그리고 다시
또 뒤따라오는 건들바람

바람 그 뉘 기에
그 얼굴
그려보는 하늘자락
속절없다
구름 끝에 매달아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 다라
그 얼굴 그림자도
남기지 않는 건들바람

속살까지 시원하다
배속까지
한달음에 씻고 가버리는
건들바람
건들건들 몇 발짝일까
창문을 닫아걸고
꽁 꽁 숨은 건들바람 찾아
방안을 뒤지는 이 밤

그대의 속 웃음소리
간 들어진
그 가락 들뜨게 하곤
떠나가는
그대의 살랑대는 옷자락
건들건들 건들바람아
나를 흔들어대고
가버리는 그대여

2007. 늦은 봄날

About the Author
Edward Rim - 림 관헌, 한미 시민 연합 초대회장 역임, 공화당 The President Task Force 멤버, 시카고 중앙일보 객원 논설 위원, 대한민국 평화통일 자문위원 역임, 시카고 상록회 이사장 역임, 시카고 불타사 지도법사, 미 중서부 한미 장학회 회장 역임, 미 중서부 전통 예술인 협회 이사, 상임고문, 성균관 대학교 유학 및 동양철학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