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엘리트, 그리고 빨치산의 줄 달이기(2012.4.25. 림관헌 이아침에 칼럼)
2012. 4. 15. 김일성100주년 생일날인 태양절행사를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국민 앞에 데뷔하며 성대하게 거행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언론들이 논평 없이 보도한 이 행사사진에는 역대 최대 열병식답게 34종 880대의 무기와 장비가 동원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직경 2m, X 길이 18m에 달하는 중거리 미사일과 닮은 무기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일 것이라는 등 벌서부터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며 말만 무성하다. 김정일이 김일성의 유훈을 받들기 위하여 약속한 강성대국진입의 날인 이날(2012년4월14일), 태양절을 이틀 전 4월 13일의 인공위성궤도진입실패로 꾸겨진 체면을 이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암시하는 무기로 시위함으로서 북조선의 매 마른 인민들과 노회(老獪)한 빨치산들의 자긍심을 높이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인민군대는 우리식의 공격수단과 방어수단을 완비한 무진 막강한 강군으로 잘아났다”고 이미 선군혁명에 의한 군사강국을 건설하였다고 큰 소리를 치고 이어서 다른 총적(총체적)목표인 “인민생활향상”을 위하여 “평화는 더없이 귀중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이 더 귀중하다”고 하면서 <군민일치(사회의 밑뿌리)>, <선군 혁명(천하지대본)>, <일치단결(불패 군력+산업혁면=강성대국)>을 강조했다. 김정은은 빨치산들과 김씨 왕가의 측근들에 의하여 옹립되었지만, 그러나 그가 어린 시절 바깥세상을 경험하였음으로 북한의 행정 엘리트층과 함께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김일성 부자의 유훈을 지킨다며 권력과 부를 배분받고 있는 빨치산들과 나라를 살려야 하는 의무를 느끼는 엘리트층, 두 세력사이를 줄타기해야하는 김정은은 피곤하고도 위험한 위치에 있다고 보아야 하며, 그가 만약 인민들 편에 서겠다며 경제개혁을 시도할 때 북한은 격동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며 그것이 통일의 기회라는 기대를 해볼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객관적으로 북한은 중공, 베트남, 러시아에서 보듯, 세계국가간의 보편적 협력관계와 시장경제체제의 도입 없이는 회생이 불가능하며 빨치산들이 믿는 것같이 중국의 동지애(同志愛)적 원조만으로는 김정은이 말하는 “산업혁명”은 불가능하고 김정은과 경제엘리트들의 믿음으로 짐작되는 그가 말하는 “이론이나 과학적 계산에 근거한”경제재건책이 필요하다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이러한 사실은 구시대적 혁명사상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김일성의 동지들인 빨치산들이 유훈정치로 그 정권을 유지한 김정일 통치의 한계였으며 결국 그의 집권기간인 17년을 실패로 허송세월하였다. 이런 사실을 북한의 지식, 행정, 경제 엘리트들이나 김정은이 모를 리 없으며, 노회한 빨치산 집단이 김정은의 이런 속마음이 그들에게 치명적일 것도 알고 있을 것임으로 이 두 보이지 않는 집단적 대립이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개혁정책을 시도할 것이 예상 된다. 이런 현실은 4월11일 당대표자회의에서 김정은을 제1 당서기로 추대하면서도 김일성과 김정일이 누린 최고 유일적 직위인 당 총비서나 국방위원장직을 승계하지 못한 것이며, 아직도 다만 김일성을 닮은 꼭두각시로 내 세워 김일성을 다시 연상하고 연출하며 4월15일의 20분간의 대중연설에서 계속 원고를 읽어 내린 것이 이런 한계를 들어낸 것 같다. 일부에서는 4월16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한대로 지난 1월28 김정은이 “경제부문 일꾼과 경제학자가 경제관리를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 라고 제안해도 색안경을 낀 사람들이 자본주의적 방법을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비난을 받고 있어”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며 “터부 없는 논의를 통해 , , ,경제재건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자신은 진취적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김정은의 세습작업 와중에서 그가 얼마나 빨리 수구세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기가 원하는 경제정책을 펼 수 있을지? 그를 도와서 경제개혁정책을 펼 엘리트들의 세력이 정부에 각 부서에 자리를 잡고 일을 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하에서는 이번 광명성 3호 발사실패나 기고만장한 군사 퍼레이드도 미국이 경고하였듯이 당분간 더욱 고립의 늪으로 빠져들게 되어 자체혁명의 기틀이 도지나 않을까 기대해 본다.